[신중국 70년]칠순 잔치에 최대 시련…정치·경제·사회 총체적 난국

베이징=이재호 특파원입력 : 2019-09-09 06:58
G2로 급부상, 사회주의 유일 성공사례 빈부격차 등 내부모순에 무역전쟁까지 홍콩·주변국외교·저출산, 당면과제 산적 시진핑 리더십, 위기 극복 해법 찾을까

지난 1949년 10월 1일 베이징 톈안먼 성루에 오른 마오쩌둥(앞줄 오른쪽 첫째)이 신중국 수립을 선언하고 있다. [사진=인민일보]


1949년 10월 1일 오후 3시. 마오쩌둥(毛澤東)은 톈안먼(天安門) 서쪽 계단을 통해 성루에 올랐다. 30만명의 인파가 톈안먼 광장에 운집한 가운데 중국 국가인 '의용군 행진곡'이 연주됐다.

연주가 끝나자 마오쩌둥은 좌중을 천천히 둘러본 뒤 5대의 마이크 앞에 섰다. 그는 "오늘 중화인민공화국과 중앙인민정부가 수립됐다"고 외친 뒤 연단에 설치된 버튼을 눌렀다. 톈안먼 광장 중앙의 국기 게양대에 오성홍기가 신중국 수립 이후 처음으로 게양됐다.

인구 14억명의 세계 2위 경제 대국 중국이 올해로 건국 70주년을 맞았다. 공산당의 일당 독재와 불투명한 경제 구조, 상대적으로 열악한 인권 등에 대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지난 70년간 이룬 성과는 충분히 되돌아볼 만한 가치가 있다.

1911년 신해혁명 때부터 신중국 수립 직후인 1950년까지 연평균 -0.02%로 역성장하던 중국 경제는 1952~1978년 연평균 4.4%를 기록한 뒤 개혁·개방 정책 시행 이후에는 연평균 9.4%의 고도 성장기를 구가했다.

전 세계 사회주의 국가 중 사실상 유일하게 경제 발전에 성공했다.

개혁·개방이 시작된 1978년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13.1% 수준으로 높아졌다. 2010년부터 일본을 제치고 미국에 이은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 됐다.

1981년만 해도 세계은행(WB)이 제시한 절대빈곤 기준에 포함되는 인구가 8억8000만명에 달했지만 2015년부터 1000만명 미만으로 감소했다.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 시대에 진입한 중국은 내년 모든 인민이 중산층이 되는 전면적 소강사회(小康社会) 달성을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가시적인 성과와 별개로 중국 내부의 누적된 모순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빈부 격차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지니계수(소득분배 불평등 지표)는 0.47로 유엔이 '사회 불안을 초래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보는 0.4를 훨씬 웃돈다.

지역 간·도농 간 격차도 시간이 지날수록 벌어지는 양상이다. 사회적 불만이 폭발하는 걸 억제하려면 연간 6~7%대의 안정적인 경제 성장이 필수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터진 미·중 무역전쟁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등 중국 수뇌부에 당혹감을 선사했다.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위해 내부와 주변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해도 모자랄 판에 세계 최강국과 전면전을 벌이게 된 것이다.

중국은 지구전을 선언하고 버티기에 돌입했지만 과거 대약진 시기나 문화대혁명 때와 달리 개혁·개방 이후 글로벌 경제의 틀에 편입돼 버린 중국이 인내심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며 시작된 홍콩 시위 사태가 격화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그동안 대만과 홍콩, 마카오 등을 관리하며 강조해 온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의 실효성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밖에도 중국이 당면한 과제는 많다.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등 중국의 팽창 야욕에 대한 세계인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리는 한편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 이후 소원해진 한·중 관계를 비롯해 주변국과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역대 최저치로 떨어진 출생률과 그에 따른 고령화 사회 진입에 대비해야 하고, 살인적인 물가에 결혼과 출생을 포기했다는 젊은 세대도 달래야 한다.

오는 10월 1일 국경절(건국 기념일) 때 시 주석은 70년 전 마오쩌둥처럼 톈안먼 성루에 올라 연설할 예정이다. 자신 있게 미래 비전을 내비치는 자리가 될지, 곤혹스러운 표정이 전 세계에 생중계되는 자리가 될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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