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시위 지도부 체포, 中 "오판 말라" 압박…시위 동력 약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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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19-08-30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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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경찰, 조슈아 웡 등 시위 주도세력 검거

  • 사태 진화 위한 공세, 中 "엄벌 처해야" 주장

  • 31일 대규모 집회도 취소, 동력 약화 가능성

홍콩의 송환법 반대 시위를 주도하다가 경찰에 체포된 아그네스 초우(왼쪽부터)와 조슈아 웡, 앤디 찬. [사진=인민일보 ]


홍콩 경찰이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를 주도해 온 지도부를 대거 체포하면서 시위 진화를 위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중국은 "홍콩의 젊은이들은 형세를 오판하지 말라"며 검거된 지도부를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는 31일로 예고됐던 대규모 집회까지 취소되면서 송환법 반대 시위의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관영 신화통신은 "홍콩 독립 조직의 두목인 조슈아 웡(黃之鋒)과 아그네스 초우(周庭), 앤디 찬(陳浩天)이 홍콩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2014년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며 벌어진 '우산혁명'의 주역이며 최근 송환법 반대 시위도 주도한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香港衆志)당 비서장은 이날 오전 7시30분께 지하철역으로 향하던 길에 검거됐다.

신화통신은 "조슈아 웡은 완차이 경찰본부로 압송돼 3건의 혐의에 대해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비슷한 시각 조슈아 웡과 함께 우산혁명을 주도했으며 데모시스토당 창당 멤버인 아그네스 초우도 체포됐다.

전날에는 홍콩 독립을 주장하다가 지난해 강제 해산된 홍콩민족당의 앤디 찬 전 대표가 홍콩 공항에서 출국하려다가 검거됐다. 홍콩 경찰은 그가 조직 폭력배와 연관돼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홍콩 정부가 13주째 이어지고 있는 시위 사태를 진화하기 위해 공세로 전환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중앙정부도 건국 70주년인 국경절(10월 1일) 전까지 홍콩의 혼란스러운 정국이 진정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날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이번에 검거된 시위 지도부는) 나이는 젊지만 악행이 적지 않다"며 "홍콩을 어지럽히고 해를 끼치고 심지어 매국을 하는 데 힘을 아끼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이어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원칙에 도전하는 위법 행위는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폭동을 지휘한 두목들은 가차 없이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민일보는 "색깔혁명은 죽는 길이며 조슈아 웡은 폭도의 말로를 보여줬다"며 "홍콩의 젊은이들은 눈을 비비고 이성을 되찾아 다시는 형세를 오판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중국과 홍콩 정부가 본격적인 압박에 나선 가운데 홍콩 재야단체인 민간인권전선은 31일로 예정된 대규모 시위를 취소했다.

민간인권전선 측은 "시위 참가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여긴 데 따른 선택"이라고 설명했지만, 시위 지도부의 급작스런 체포 소식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홍콩 내 대학들을 중심으로 오는 2일부터 시작되는 동맹 휴학과 2~3일 실시되는 의료·항공·금융 등 21개 업종의 총파업까지 예정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송환법 반대 시위의 동력이 약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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