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불매 심화에 올림푸스‧캐논 등 의료기기 기업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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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림 기자
입력 2019-08-29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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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상품 불매운동 (PG).[사진=연합뉴스]


일본 제품뿐 아니라 원산지마저 따지는 등 불매운동이 거세지자 일본 의료기기 업체들은 몸을 잔뜩 움츠리고 있다. 그동안 의료기기 업계는 기업간 거래(B2B) 성격과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영역으로 불매운동 사각지대로 여겨졌지만, 한일관계 악화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분위기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노노재팬 사이트 일본 불매 목록에 올림푸스, 캐논 등 기업이 올라와 있다. 노노재팬은 일본제품 리스트와 일본제품을 대체할 국산품을 알려주는 사이트다.

일반적으로 올림푸스는 디지털카메라 브랜드로 국내에 잘 알려졌지만, 사업영역은 의료기기 쪽이 훨씬 크다. 올해 3월 기준 1년간 매출 비중을 보면 영상사업 매출은 6%에 그친 반면, 의료사업 매출은 80%를 차지한다. 주력제품은 병원이나 연구소 등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위, 대장 등 소화기 내시경이다. 세계 시장 점유율은 70%에 달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올림푸스는 일반 소비자들이 주도하는 불매운동의 여파에선 한 발짝 물러나 있었다. 의료업계 관계자는 “(의료기기는) 한 번 살 때 가격이 비싸며, 구매하면 오랜 기간 제품을 쓰기 때문에 병원에서 불매운동을 위해 새로운 의료기기로 바꾸자는 움직임은 없다”고 말했다.

캐논 역시 마찬가지다. 캐논은 고가의 전문가용 카메라 사업 부분에서 니콘, 소니 등과 함께 대체할 마땅한 대안이 없는 기업으로 꼽혀 왔다. 몇 년 전부터 사업을 강화한 의료 사업 부분도 당장은 장비 판매와 매출 하락 등 직접적인 영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본 의료기기 업체들은 불매 운동 상황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불매운동이 일어나면서 당장 눈에 띄는 타격을 받은 건 아니다. 맥주, 의류 등 소비재는 대체재가 많아 불매운동 영향이 바로 나타나지만 의료기기는 구매를 결정하기 까지 오래 걸리기 때문에 단기간 안에 불매운동으로 인한 타격이 나타나기 힘든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기업이란 사실 만으로 욕을 먹을 수 있는 상황이라 조심스럽다. 한일관계 악화가 장기화 됐을 경우 미래를 장담할 수 없지만, 대응할 방법이 없어 상황을 주시하고만 있다”고 했다.

일각에선 환자의 안전과 관련있는 의료기기를 일본 불매 운동으로 확대하기엔 조심스럽다는 지적이다. 국내 대형병원 관계자는 “의료기기는 일반 생필품과 다르다. 생명과 연결되는 부분이라 불매운동과 함부로 연결 짓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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