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플이 달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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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19-08-2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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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앱스토어 연령확인 절차 추가, 결제수단 다양화

  • 9년간 변함없던 정책 버리고 친이용자적 정책 추진... 매출 하락이라는 위기감이 변화 불렀다는 지적도

콧대 높던 애플이 자존심을 접고 한국 시장을 향한 구애를 하고 있다. 위기 의식이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조금 더 일찍 이용자 친화적인 정책을 펼쳤다면 결과가 달랐을 것이란 아쉬움이 남는다.

애플이 한국 앱스토어에 연령확인 절차를 만들고, 결제 수단에 국내 신용카드를 추가했다고 20일 밝혔다.

과거 한국 앱스토어는 연령확인 절차가 없어 미성년자 이용불가(성인) 콘텐츠를 올리는 것이 불가능했다. 때문에 많은 성인용 앱과 콘텐츠가 앱스토어 서비스를 포기하거나, 표현을 수정하고 일부 기능을 제한하는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해야만 했다.

예를 들어 성인 MMORPG를 표방하는 리니지M, 로한M 등의 iOS용 버전은 아이템 거래소를 이용할 수 없는 제약이 있었다. 청소년들에게 사행성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아이템 거래소를 이용하길 원하는 성인 이용자들이 상대적으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이번 연령확인 절차 추가로 iOS용 성인 콘텐츠에 걸린 제약이 상당수 해결될 전망이다. 당연히 모바일 MMOPRG에도 아이템 거래소가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많은 iOS 이용자들이 이를 반기고 있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도 "이용자들의 동기 부여 요소인 아이템 거래가 풀림에 따라 iOS 버전 게임 이용자가 한층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연령확인 절차가 추가되었다고 해서 앱스토어에 성적 콘텐츠가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애플은 '온가족의 앱스토어'라는 콘셉트로 성적 콘텐츠가 앱스토어에 올라오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다만 일부 표현의 제약은 풀릴 것으로 기대된다.

결제수단 다양화도 눈에 띄는 변경점이다. 애플은 이제 앱스토어에서도 롯데카드, BC카드, 삼성카드, 신한카드, NH농협카드, KB국민카드, KEB 하나카드, 현대카드 등 8개 국내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이용해 결제를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과거 비자, 마스타카드, AMEX 등 국제 신용카드로만 결제를 진행할 수 있었던 점과 비교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이밖에 카카오페이와 휴대폰 결제 서비스 등도 지원해 이용자 접근 편의성을 높였다.

일각에선 한국 시장에서 점유율 하락이라는 위기가 애플이 2010년 이후 9년 동안 변함없던 정책을 바꾼 계기가 되었다고 지적한다.

올해 상반기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조사결과 국내 앱 장터인 앱스토어가 애플 앱스토어를 제치고 구글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은 구글 플레이 1조6460억원(78.6%), 원스토어 2492억원(11.9%), 애플 앱스토어 1989억원(9.6%)순이었다.

원스토어의 매출이 애플 앱스토어를 앞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앱 장터 매출에서 게임이 약 90% 비중을 차지하는 점을 감안하면 비게임 앱과 콘텐츠를 더한 실제 매출 결과도 이와 비슷할 전망이다.

iOS라는 자체 플랫폼을 보유한 애플의 입장에선 충격적인 결과다. 이유는 인기 모바일 MMORPG의 거래액 증가에 따른 매출 변화에 있다.

아이지에이웍스는 "원스토어 게임 부문 매출은 지난해 말부터 애플 앱스토어를 추월했다"며 "'로한M', '신명' 등 대작 게임 입점으로 인한 거래액 증가가 원스토어 약진의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연령확인 절차가 없어 아이템 거래소 등을 제공하지 못하는 iOS에선 그만큼 '큰손'인 성인 이용자의 거래액이 적을 수밖에 없다. 연령확인이라는 간단한 기능을 제공하지 않은 것이 매출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게임 업계에선 늦게라도 애플이 연령확인 절차를 추가한 것을 반기는 분위기다. 국내 한 주요 게임업계 관계자는 "아이템 거래소 추가로 매출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표현의 제약도 없어져 안드로이드용과 iOS용을 따로 개발하는 이중 작업을 없앨 수 있어 개발 효율성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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