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블랙박스' 불티나는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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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주 기자
입력 2019-08-2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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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폭 운전·보복 운전, 도로 위 골칫거리 부상

최근 일본에서는 차량용 블랙박스, 이른바 '드라이브 레코더(ドライブレコーダー)'의 판매율이 급증하고 있다. NHK는 8월 현재 전국 자동차 용품 매장에서 판매된 블랙박스 개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4배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19일 보도했다.

시중에 나와 있는 30여개 종류의 블랙박스 가운데 가장 잘 팔리는 것은 차량 전방과 후방을 모두 촬영할 수 있는 제품이다. 최근에는 차량이나 양쪽 문 등 사각지대 없이 360도 촬영 가능한 제품의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블랙박스 판매량이 늘어난 데는 최근 '난폭 운전'과 '보복 운전', 역주행 등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6월 고속도로에서 일어난 난폭운전에 따른 사망 사고 이후 유사한 사건이 반복되면서 시시비비를 가려야 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이다. 

최근에는 난폭 운전을 한 뒤 시비가 붙은 다른 남성을 때려 다치게 한 남성이 블랙박스에 덜미를 잡혔다. 이 남성은 지난해 교토 시내의 편의점 주차장에서 택시 운전자를 감금했던 사실도 추가로 밝혀져 충격을 안겼다.

미궁에 빠질 뻔한 참사에 힌트를 제공한 것도 블랙박스였다. 지난 17일 저녁께 일본 도쿄 북서쪽 사이타마현의 한 고속도로에서 승용차와 쓰레기 수거용 트럭이 정면 충돌하면서 승용차에 타고 있던 30대 부부와 생후 6개월 남자 아이 등 일가족 3명이 그자리에서 사망했다.

경찰서가 승용차에 탑재돼 있던 블랙박스를 분석한 결과 승용차 운전자인 남편이 사고 직전 몇 초 동안 중앙선을 침범했고 충돌 순간까지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사고 차량 운전자가 사고 직전 의식을 잃었을 상황 등을 배제하지 않고 자세히 조사하고 있다.

블랙박스가 주목을 받으면서 '블랙박스 촬영중' 등의 내용이 적혀 있는 스티커 제품들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차체에 붙여 두는 것만으로도 난폭 운전을 억제할 수 있다는 기대에 따른 것이다. 

블랙박스를 구입하고 싶어 하는 한 40대 남성은 "도로 위에 어떤 사람이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무섭다"면서 "블랙박스를 탑재해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NHK는 전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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