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연준에 1%P 이상 금리인하·양적완화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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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9-08-20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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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달러 강세가 세계 경제 해쳐"

  • 로젠그렌 "금리 더 내리려면 근거 있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을 향해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이상 내리고 양적완화를 재개하라면서 노골적인 통화부양 압박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연준은 꽤 단기간에 금리를 최소 1%포인트 내리고 아마 양적완화도 같이 실시해야 할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우리 경제가 훨씬 더 좋아질 것이고 세계 경제가 훌륭하고 빠르게 개선될 것이다. 모두를 위해 좋은 일이다!"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제롬 파월(연준 의장)과 연준의 끔찍한 비전 부족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는 무척 강하다"라며 연준을 향한 비난 공세를 이어갔다. 이어 "우리 달러가 매우 강해 세계 다른 곳을 심각하게 해치고 있다"며 연준이 통화부양책을 통해 달러 약세를 유도해야 세계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사진=트위터]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윗은 파월 의장이 오는 23일 연준의 연례 심포지엄인 잭슨홀 미팅에서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을 신호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나왔다. 파월 의장에 공격적 부양신호를 발신하라는 압박인 셈이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를 인하했지만, 장기 금리인하 사이클이 아닌 '중기 사이클 조정'이라고 못 박으며 추가 금리인하 신호를 기대하던 시장에 찬물을 뿌렸다.

그러나 이후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고 채권시장에서 경기침체 경고음이 울리면서 시장은 다음 FOMC가 열리는 9월에 추가 금리인하를 100% 확신하고 있다. 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은 내달 0.25%포인트 금리인하 가능성을 97%로,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3%로 각각 반영하고 있다. 연준 관측통들은 파월 의장이 잭슨홀 미팅에서 시장의 이런 기대를 꺾으려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지난주엔 채권시장에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수익률)가 2년물보다 낮아지는 장단기 금리 역전이 발생해 뉴욕증시가 크게 동요하며 시장의 불안이 커졌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대표적인 경기침체 전조로 통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튼튼한 경제를 자신의 최대 치적으로 내세워온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경제가 악화될 경우 내년 재선 가도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 부양 요구에 연준이 부응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는 낮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올해 남은 3차례 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1%포인트 내릴 것이라는 전망은 2.2%에 불과하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에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내비쳤다. 지난달 FOMC에서 금리인하에 반대표를 던진 위원 중 하나인 로젠버그 총재는 19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여전히 양호하다고 평가하면서 통화부양으로 인해 과도한 부채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글로벌 경제여건이 약하다. 내가 기꺼이 경기를 부양할 상황이 아니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 단지 실제로 경기둔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근거를 보고 싶다는 얘기다"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로젠그렌 총재가 미국 경제의 분명한 둔화 근거가 없는 한 금리인하에 반대할 뜻을 시사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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