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급감에 짐싸는 유니클로 빈자리, 토종기업들 ‘군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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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19-08-19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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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월 유니클로 매출, 70% 급감…불매 타깃 1순위 매장 3곳 문닫아

  • 신성통상 '탑텐' 이랜드 '스파오' 신세계인터 자주 '접촉온감' 승부수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사그라들 기미가 없다. 특히 일상 소비재인 패션·뷰티 관련 일본 브랜드들이 불매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시장이 재편될 조짐이다. 국내 토종기업들은 유니클로의 빈자리를 노리며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19일 국내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1명을 설문한 결과, 응답자 중 40% 이상이 ‘일본이 경제 보복을 철회하더라도 불매운동을 계속하겠다’고 답했다. 불매운동 원인이 된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가 중단되더라도 ‘불매운동이 끝난다’고 장담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처럼 매일 고조되는 불매운동 열기에 일본 브랜드들이 맥없이 무너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8개 카드사의 유니클로 매출은 6월 59억4000만원에서 7월 17억8000만원으로 70.1%나 급감했다. 같은 기간 일본 생활용품·패션 브랜드 무인양품은 58.7%, 일본 슈즈멀티숍 ABC마트는 19.1% 감소했다.

소비재 시장은 일단 대체품을 찾아 옮겨가면 한 번 잃은 점유율은 되돌리기 힘들다는 특성이 있다. 이 때문에 시장 퇴출 위기인 일본 브랜드들의 매출 반등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오전 서울 노원구 유니클로 월계점에 영업 종료 안내문이 세워져있다. [연합뉴스]


실제로 불매 타깃 1순위로 지목된 패션브랜드 유니클로는 잇따라 3개 매장의 문을 닫았다. 이마트 월계점에 입점한 유니클로 매장은 다음 달 15일 폐점한다. 앞서 유니클로 종로 3가점은 건물주와 임대계약 연장이 불발돼 오는 10월 폐업한다. 또 AK플라자 구로 본점에 입점한 유니클로 구로점도 AK 폐점에 따라 이달 31일 영업 종료예정이다.

유니클로 모기업인 일본 패스트리테일링그룹 오카자키 다케시 최고재무책임자(CFO)가 “(한국의 불매 운동이) 장기적으로 매출에 영향을 줄 만큼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한 지 딱 한 달 만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FRL)코리아 측은 이번 불매 운동과 점포 폐점은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회사는 ‘재연장 계약 불발 및 입점 쇼핑몰의 폐점’이란 설명자료를 통해, 오히려 이달 말 롯데몰 용인 수지점을 포함해 9월까지 3개 매장을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매출 70% 하락은 작은 숫자가 아니다”라며 “연말까지 불매운동이 지속할 경우 더 이상 공격적 운영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매출단가가 높아지는 가을·겨울 시즌까지 불매운동이 지속한다면 타격은 여름 시즌보다 더 커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은 국내 토종 업체의 하반기 전략에 영향을 주고 있다. 국내 패션기업들은 유니클로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특히, 가을·겨울 유니클로 주력 상품인 발열내의, 경량패딩, 플리스 등 기존 일본 브랜드 주력 품목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대표적으로 신성통상의 탑텐은 유니클로 겨울용 발열내의 ‘히트텍’의 대체품인 ‘온에어’ 물량을 지난해보다 5배 많은 500만장으로 늘렸다. 롱패딩·경량패딩 등 겨울 아우터 역시 지난해 대비 30% 확대했다.

이랜드그룹은 누적 판매량 650만장을 자랑하는 E경량패딩을 보강한 프리미엄 경량다운 ‘올라이트다운’을 야심 차게 내놨다. 이랜드 SPA브랜드 스파오 역시 발열내의 ‘웜히트’ 상품군의 올해 발주량을 지난해보다 70% 이상 늘렸다. 

무인양품 대체재로 꼽히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주는 올여름 인기를 끌었던 ‘접촉냉감’ 시리즈에 이어 올 겨울에는 ‘접촉온감’ 시리즈로 승부를 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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