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세이퍼시픽, 홍콩의 자존심에서 중국 지배의 상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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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기자
입력 2019-08-12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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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위참여 직원 중국행 비행기 업무서 배제시키기로

  • 공항직직원 등 2명 해고시키는 등 中 정부 압력 굴복

  • "中 정부 다국적 기업들을 향한 압력 더욱 거세질 것"

홍콩 국책항공사인 캐세이퍼시픽이 홍콩 경제성장의 자존심에서 중국 지배의 상징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캐세이퍼시픽은 영국계 다국적 기업집단인 스와이어 그룹 계열 항공사이며, 중국의 국책항공사인 에어차이나도 주요 대주주 중 하나다.

지난 주말 캐세이퍼시픽은 반중시위에 연루된 직원들을 해고하거나 업무를 중지시키기로 결정했다고 AP 통신 등 외신은 전했다. 공항지상직 직원 2명을 해고됐으며, 조종사 1명을 업무에서 배제됐다.

중국 정부는 홍콩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시위 참가자들에게 다각도로 압력을 가하고 있으며, 이번 해고 조치 역시 시위의 확산과 지속을 막기위한 중국 정부의 노력이 반영된 것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캐세이퍼시픽은 10일 밤 시위에 참여한 직원들을 중국행 비행기 관련 업무에서 배제시키라는 중국 민항국의 요구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해고 사유는 "위법행위"다. 앞서 캐세이퍼시픽은 직원은 소셜미디어에 홍콩의 경찰 축구팀이 비행기에 탑승했다는 내용의 포스팅을 올리면서 이들의 항공 일정을 유출해 논란이 됐다.

중국 민항국은 지난 9일 성명을 발표해 캐세이퍼시픽이 시위 참여직원들을 중국행 비행 업무에서 배제시키지 않는 것은 “비행 안전을 중대하게 위협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캐세이퍼시픽 비행기 중 중국 영공을 통과하는 모든 비행편의 승무원 및 조종사 세부 신원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같은 규제의 움직임은 향후 중국 정부가 홍콩의 주요 기업들에게 홍콩과 중국 중 선택을 강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시위대와 지원들 편에 설 것인지, 아니면 중국 정부와 본토 소비자들을 택할 것인지를 결정하라는 것이다. 당장 일자리까지 압박하면서 시위대를 더욱 옥조이겠다는 것이다. 
 
지난 주말 홍콩의 부동산 재벌들은 홍콩 지역 신문에 홍콩 내 불안이 계속되어서는 안된다며 캐리 람 행정 장관을 지지하는 내용의 호소문을 내기도 했다. 
 
홍콩 시위를 진압하는 경찰들은 주말부터 지하철에 최루탄 등을 쏘면서 더욱 더 강경한 진압에 나서고 있으며, 시위대는 게릴라식 시위로 전략을 바꾸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앞서 캐세이퍼시픽의 직원이 시위에 참여한 것이 알려진 뒤 국영신문인 글로벌타임스는 "고통스러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 "중국 정부는 홍콩 경제성장과 자존심의 상징이었던 캐세이퍼시픽에 내려진 명령들은 중국 본토를 통해 이익을 내는 홍콩 기업들에 대한 중국 정부의 압력이 커졌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또 "홍콩에서는 중국의 정치적 간섭과 경제적 위협이 캐세이퍼시픽만 아니라 홍콩의 다른 다국적 기업도 겨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캐세이퍼시픽 직원들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회사가 아직 자신들에게 시위 참가 여부를 묻거나 시위에 대한 입장에 대한 질문을 하지않았다고 답했다. 그러나 직원들은 여전히 중국 정부의 요구를 수용한 회사의 방침에 대해 공포와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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