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환구시보 "美,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가소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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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9-08-06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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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적 결정으로 中에 성질부리는 것"

  • "환율조작국 지정은 '허울' 뿐인 딱지"

중국 관영 환구시보가 6일 미국 재무부의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에 대해 "정치적 결정이다", "이미 가치 낮아진 허울 뿐인 꼬리표를 붙였다", "가소롭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이날 웹사이트에 게재한 사평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 7위안 선이 뚫리자 미국 재정부가 중국을 환율조장국으로 지정하며 맞대응했다"며 "중국이 위안화 가치가 비정상적으로 급락하는 걸 예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환율 조작의 근거로 삼았는데, 참으로 황당하다"고 꼬집었다. 

특히 사평은 "중국이 그동안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이 넘지 않도록 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해 여러가지 조치를 취할 때는 가만히 있다가, 중국이 정작 위안화 환율이 시장에 의해 더 많이 움직이도록 함으로써 달러당 7위안이 뚫리자 미국이 오히려 중국이 환율을 조작한다고 비난하는 게 정말 황당하다"고 주장했다. 

사평은 중국은 미국 재정부의 환율조작국 지정에 필요한 세 가지 조건 중 대미 무역흑자 관련 기준 하나만 충족시키는만큼,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볼 수 없는데도, 미국이 갑자기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건 "완전히 정치적 결정으로, 중국에 성질을 부리는 것"이라고도 비판했다.  

사평은 또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이 사실상 미국의 허장성세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2년 전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더라면 이는 사실상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더 부과하는 걸 의미하기 때문에 걱정스러웠겠지만, 지금은 이미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규모 관세를 물리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환율조작국 지정 '딱지'는 허울 뿐으로 이미 가치가 낮아졌다고 했다. 

또 사평은 위안화 가치의 급락은 수출에 유리하지만 사회 자신감을 고무시키는 데 도움이 안 된다며 중국에겐 이득보단 해(害)가 더 많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은 그 동안 위안화 절하 압박을 줄곧 받아왔으며, 중국의 금융정책은 위안화 안정이지, 위안화 급락을 방임하는 게 아님도 강조했다.

사평은 "미국은 지금껏 중국과 어마어마한 관세전쟁을 치렀다"며 "미국의 중국에 대한 무역전쟁은 이미 심각한 자상을 내지 않을 정도의 극한의 수위까지 왔다"고 진단했다. 특히 "처음엔 스스로에게 충격이 비교적 덜한 탄약을 쐈지만, 그 이후부터는 점차 사실상 자신의 명치에 점점 더 가까운 곳을 때리고 있다"고도 했다.  사평은 그러면서 미국 증시가 연일 폭락하고 있음을 꼬집으며 "미국의 안하무인격 오만함이 초라하고 가소롭기 그지없다"고 비꼬았다. 

사평은 "중국은 무역전쟁을 원하진 않지만 미국이 일으킨 방자한 게임에 맞서 끝까지 싸울 것임"도 분명히 했다.  모든 건 미국이 자초한 것이라며, 미국은 또 한 차례 잘못된 타이밍에 잘못된 대상을 선택해 잘못된 무역전쟁을 벌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이로써 자신이 하고싶은 대로 다 할 수 없다는 교훈을 뼈저리게 얻어야 하며, 미국 스스로 자제해야지 비로소 곤경에 빠지는 걸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평은 미국은 매번 협상을 뒤엎을 때마다 무역전쟁은 격화됐다며, 현재 미·중 무역전쟁은 점점 격렬해지는 악순환이 형성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에겐 미국에겐 없는 강력한 정치체제와 적개심으로 똘똘 뭉친 응집력, 그리고 중국의 나날이 커지는 내수시장과 이에 따른 성장 잠재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미·중 양국 중 누구 뒤에 정치적 낭떠러지가 있는지, 누구 뒤에 돌아갈 배후지가 있는 지는 시간이 증명해줄 것이라고 했다. 

미국 재무부는 5일(현지 시각) 중국을 25년 만에 환율조작국으로 전격 지정했다. 이날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성명을 내고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최근 미·중 무역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지난 5일 중국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심리적 저지선인 7위안을 돌파하자 미국이 곧바로 ‘환율조작국 지정’ 카드를 꺼내들면서 중국에 ‘환율전쟁’을 선포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미국 재무부, 중국 환율조작국 전격 지정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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