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아모레, 쿠팡서 철수… 방문판매·가맹점주 실적 악화 탓(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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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19-08-04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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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품 판매 두달만에 개인사업자 외 본사 납품 전면 중단

  • 쿠팡 30% 할인에 방판 카운셀러와 공정 경쟁 불가 판단

  • 소비트렌드 온라인 재편으로 오프라인과 연계 방안 모색

국내 화장품 업계 1위 기업 아모레퍼시픽(이하 아모레)이 이커머스 대표 업체인 쿠팡의 공식 입점을 철회했다. 지난 5월 1일 쿠팡에 설화수 등 아모레의 주력 제품을 공식 판매한 지 딱 두 달 만이다. 

아모레는 4일 "방문판매 카운셀러들과 상생을 위해 지난달부터 쿠팡 제품 공급을 전면 중단했다"고 밝혔다. 아모레가 언론을 통해 쿠팡의 입점 철회를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쿠팡에서 판매중인 일부 아모레 본사 제품은 사전 직매입해놓은 재고이거나, 개인사업자들이 개별로 떼다 파는 제품이다. 본사가 납품한 제품은 단 하나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모레가 쿠팡 입점을 철회한 배경은 자사 방문판매(방판) 카운셀러 등의 반발이 거셌기 때문이다. 당초 아모레 본사는 온라인상에서 비정상적으로 과열된 할인 경쟁을 예방하려는 취지에서 쿠팡에 입점했다.

하지만 쿠팡 측이 정가보다 30%나 싸게 판매하면서 고객에게 샘플과 경품을 자비로 제공하며 정가판매해온 방판 카운셀러들은 아모레 본사에 문제를 제기했다.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전국 아리따움 가맹점주들이 지난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앞에서 생존권위협 중단 및 상생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모레 본사는 결국 쿠팡 입점을 철회하며 한발 물러섰지만, 소비트렌드가 온라인으로 재편되면서 고심이 깊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0조568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17.3%(1조 5555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화장품은 1조963억원이나 차지한다. 반면, 로드숍 시장 규모는 2016년 2조811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 1조7000억원까지 줄었다.

따라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발 빠르게 온라인 채널을 강화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전통적인 유통채널과 수시로 갈등을 빚기 때문이다.

지난달 22일 아모레 편집숍 아리따움 가맹점주의 집회가 대표적이다. 점주들은 매출 부진의 원인을 본사의 온라인 사업 강화로 꼽았다. 이들은 “본사가 온라인 직영몰과 오픈마켓 입점 등 새로운 수익을 독점하고 가맹점주의 영업 지역을 사실상 침해하고 있다”며 이익공유 확대를 요구했다.

이는 비단 아모레 만의 문제가 아니다. 뷰티업계 전반에서 벌어지고 있다. 손님을 잃은 LG생활건강 더페이스샵, 토니모리 등 로드숍 가맹점주들도 ‘수익독점 규탄 및 상생 촉구’ 집회를 잇따라 열었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은 다양한 브랜드를 경험하기 위해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소비를 하고 있다”면서 “업체로선 유통채널 효율성을 위해 온라인을 챙기지 않을 수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본사는 일단 온라인 판매 수익을 로드숍과 나누거나 온라인몰을 폐쇄하는 등 자구책을 내놓고 있다. 아모레와 토니모리는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로드숍을 연계해 수익을 분배하는 방안을 꺼내 들었다. 무조건적인 확장보다는 기존 채널과 온라인을 연계해 효율성을 제고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더페이스샵과 네이처컬렉션 직영 온라인몰을 폐쇄하는 초강수를 뒀다.

국회와 정부에서도 온·오프라인 간 상생안 만들기에 한창이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화장품 책임의원인 김병욱 의원은 공정거래위원회와 정례 회의를 진행, 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판촉비용을 본사가 50% 이상 부담하도록 하고, 판촉행사 등 별도의 비용부담 시 점주들에게 부담 비율을 사전에 공지하도록 하는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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