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SNS 성지’ 망원시장…품목별 가격 ‘한눈에’, 신용카드·제로페이로 ‘결제 간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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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연 기자
입력 2019-07-25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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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으로 대형마트와 어깨 견줘

  • 작년 하루평균 방문객 2만명…월 매출 4억 가게도 등장

"과일도 참 싸네"

24일 서울 마포구 망원동 망원시장을 찾은 한 시민이 점포에 큼지막하게 붙은 가격표를 가리키며 말했다.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로 가격 표시 여부를 꼽는다. 그러나 망원시장의 모든 점포는 100% 가격표시제를 하고 있다. 이날 시장을 찾은 시민들은 즉석에서 가격과 품질을 꼼꼼하게 살펴보며 물건을 비교했다.

망원시장은 서울에서 몇 안되는 인기 전통시장으로 부상했다. 수많은 TV예능프로그램에서 등장한 데다 인근 망리단길 인기에 맞물려 ‘SNS 성지’로 불릴 정도다.

그러나 망원시장의 명성은 상인들의 부단한 노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24일 찾은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의 한 채소가게에서 물품마다 원산지·가격이 표시돼있다. [사진=오수연 기자]

망원시장은 지난 2017년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에 채택됐다. 자생력 강화를 위해 상인 기획단과 동아리를 구성하고, 브랜드 마케팅을 시작했다.

전통시장의 대표적 불편사항인 신용(체크)카드 가맹률도 높였고 제로페이도 가능하다. 이동이 어렵거나 바쁜 소비자를 위한 전화 주문 서비스와 인근 회사에 다과 배달 서비스도 시작했다.

가격표시제는 고객에게 정확한 정보 제공을 위해 망원시장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대표적 사업이다.

망원시장에서 채소를 파는 상인 김은진씨(여·43)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만큼만 구매하기 때문에 오히려 인건비가 절감됐고, 무엇보다 투명성과 신뢰성이 향상됐다"며 "품질은 높은데 이렇게 저렴하다는 것이 고객들에게 좋은 인상을 준다"고 말했다.

소비자 반응도 긍정적이다.이날 과일을 구매한 이다영씨(여·32)는 "즉시 가격을 비교할 수 있는 점이 좋다"며 "만약 가격을 물어봤다가 비싸서 구매하기 어려우면 민망한데, 가격표시제로 그럴 일이 없다"고 말했다. 

조모씨(여·39)는 "서울 마포구에 거주해 주 2회씩 망원시장을 찾는 단골"이라며 "저렴하고 품질이 좋은 것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시장의 자생력이 강화되자, 망원시장은 점포 수 95개의 소형 시장임에도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2만명이 방문하는 곳이 됐다. 월 매출 4억원 가게도 등장했다. 대형마트가 들어오면 전통시장은 위축된다지만 2013년 홈플러스 합정점이 들어섰어도 대형마트와 어깨를 견줄 정도다. 

김진철 망원시장 상인회 회장은 "망원시장은 다른 시장과 상인들의 마음가짐이 다르다"며 "홈플러스가 들어설 때 시장 상인들이 의식이 깨어났다. 이를 동력으로 시장 활성화에 힘을 쏟았다"고 설명했다.

조봉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은 "활기가 넘치고 고객이 찾는 시장이 되려면 기본 시설도 중요하지만, 상인들의 생각이 중요하다"며 "망원시장 상인등은 가격표시 등을 하며 서비스 마인드를 갖췄기에 성공한 시장이 됐다"고 강조했다.
 

조봉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이 24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서 제로페이로 물건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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