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시장 석권 中태양광…"보조금 재개로 날개 단다"

곽예지 기자입력 : 2019-07-25 06:34
세계 상위10개 업체 중 8개가 중국 기업 보조금 지급 중단 위기 극복... "전망 밝아" 하반기 태양광 설치 수요 10GW→25GW 전망
중국 태양광 회사들의 기세가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고율관세 부과, 정부의 보조금 폐지 등 여러 방해 요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상위 10개 업체 중 무려 8곳이 중국 기업이다. 향후 전망은 더 밝다. 중국 정부가 폐지했던 태양광 보조금 지급을 이달부터 재개하면서다.
 

중국 태양광 업체들이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사진=인민망 캡쳐]

◆정부 지원 힘입어 급성장…세계 시장 점유율 70% 달해

태양광 산업 생태계는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태양전지)-모듈(패널)’로 이어진다. 폴리실리콘 덩어리인 잉곳을 잘라 웨이퍼를 만들고 이를 통해 태양전지와 최종제품인 모듈을 제작하는 방식이다. 이 중 중국 기업들이 활약하고 있는 분야는 셀과 모듈 분야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세계 10대 태양광 기업은 진코솔라(중국), 캐나디안솔라(중국), 트리나솔라(중국), 선파워(미국), 한화큐셀(한국), JA솔라(중국), 룽지솔라(중국), 리센에너지(중국), GCL(중국), 테일선(중국) 순이다. 태양광 셀·모듈 출하량을 기준으로 한 건데, 8곳이 중국 기업이다.

이들 중국 태양광 기업이 세계 태양광 셀·패널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도 매우 높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세계 태양광 패널 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71%에 달한다. 이는 2위인 한국(7%)과 10배 이상 차이 나는 수치다. 사실상 중국 업체들이 세계 태양광 시장을 점령한 셈이다.

중국 태양광 업체들이 최근 7~8년 사이 급성장한 건 내수시장이 큰 데다 중국 정부가 파격적으로 지원한 덕분이다. 2010년부터 기업들의 태양광 투자를 독려해온 중국 정부는 2012년 들어서는 태양광 발전설비에 막대한 보조금을 쏟아 부었다.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기를 석탄발전 전기보다 50~100% 비싸게 쳐준 게 대표적이다.

세제 혜택과 보조금 지원 등으로 인한 저렴한 가격도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여줬다.

이 결과 중국은 2017년 53기가와트(GW) 규모의 발전설비용량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무려 53.6% 증가한 것으로 발전설비용량 증가 폭 기준 5년 연속 세계 1위를 달성한 것이다. 점유율도 크게 높아졌다. 2016년 세계시장에서 50% 이상을 차지한 이후 매년 점유율을 높였다. 전문가들은 저가 전략을 앞세운 중국이 세계 ‘태양광 대국’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中 업체, 위기에도 기술개발 박차 경쟁력 강화

물론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지난해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중단과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 등으로 인해 일부 업체들이 부침을 겪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태양광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지난해 6월부터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중국 태양광 패널 설치 수요가 전년 대비 10GW 이상 줄었다. 내수시장의 수요가 줄자 공급과잉으로 홍역을 앓는 업체들이 늘었다.

당시 중국 매체 신경보는 “태양광업계 전체가 적자상태”라며 “태양광 모듈 제조업체 모텍은 대만 정부의 지원금을 기다리며 적자를 감수하고 공장을 돌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관세부과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은 지난해 1월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하고 추가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이 같은 위기에도 중국 태양광 기업들이 여전히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것은 이들의 적극적인 기술 개발과 공장 기계화의 힘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세계 6위 태양광 기업인 중국 룽지솔라는 '저비용 고효율'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룽지솔라는 중국 시안에 본사를 둔 태양광 모듈 제조업체로 지난해 기준 총 자산이 571억 달러(약 67조3780억원)에 달하는 중국 대표 태양광 기업 중 하나다. 룽지의 타이저우 공장은 약 600명의 인원으로만 가동된다. 타이저우 공장에서 생산되는 모듈은 일본 수요의 약 70%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인데 이를 단 600명만으로 완성할 수 있다는 건 엄청난 강점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치켜세웠다.

기술 개발 경쟁도 한창이다. 세계 최대 태양광 모듈 제조업체 진코솔라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최근 양면으로 모듈을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대니 챈 진코솔라 부사장은 니혼게이자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뒷면 모듈로도 발전이 가능한 기술을 완성했다"며 "이 모듈은 기존 제품에 비해 발전량이 30~50%가량 많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아주경제]

◆中 보조금 지급 재개...하반기 설치 수요 25GW 확대 전망

업계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세계 태양광 시장 점령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특히 중국 정부가 중단했던 보조금 지급을 최근 재개한 게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정부 보조금으로 태양광 설치 수요가 늘어나면 공급과잉이 해소되고, 업체들의 성장이 다시 가속화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 11일 중국국가에너지국(NEA)은 5월에 논의하던 25GW 규모의 보조금 중 22.78GW 규모에 대한 지급을 확정했다는 내용의 태양광 보조금 관련 정책을 발표했다. 1년 만에 태양광 보조금 지급 재개가 결정된 것이다.
당국은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 보조금으로 30억 위안(약 5125억원)을 배정하기로 확정했다. 다만 기존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 사업자를 이번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 신규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에만 할당하기로 했다. 7억5000만 위안은 주택·건물 옥상에 설치하는 태양광 설비에 우선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세계 태양광 설치량을 130GW로 예상했다. IEA는 “중국의 경우 상반기 10GW로 부진했던 태양광 설치 수요가 하반기에는 25GW까지 증가할 것”이라며 “중국이 앞으로 5년간 태양광 분야를 비롯한 세계 재생에너지 분야 성장의 40%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니 챈 진코솔라 대표는 펑파이 신문과 인터뷰에서 "정부의 보조금 지급 재개는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중국은 물론이고, 중동과 동남아시아 등에서 사업을 확장해 세계 시장 점유율 4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반드시 이루겠다"고 말했다.

다만 라틴아메리카와 유럽 등 신흥시장의 태양광 시장 성장세가 중국의 독주를 막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특히 최근 독일, 스페인 등이 '보조금 제로 프로젝트'를 통해 태양광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 점이 중국 태양광업계에 도전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과거 세계 태양광 시장 점유율 1위였던 미국 업체들이 10년 사이 줄도산했다"며 "중국도 단계적 성장 계획을 세워, 경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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