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큰손, 다시 서울 갭투자 나서 "강남권 넘어 노원ㆍ서대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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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최지현 기자
입력 2019-07-22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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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 사람 서울 아파트 거래건수 1610건…올해 가장 많아

  • 노원 중개업자 "갭투자비율, 전체 거래 80%…강남ㆍ지방 사람들이 싹쓸이"

  • "지방 무주택자들도 서울 진입하자" 러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방의 투자 큰손들이 다시 서울 아파트를 사들이고 있다. 9·13 대책 등 정부의 잇단 규제에도 서울 집값이 꿈틀거리자, '서울 부동산은 오르게 돼 있다'는 믿음에 대거 갭투자에 나선 것이다.

지방 무주택자들 사이에서도 집값이 더 떨어질 지방에 내 집을 마련하느니 서울에 갭투자로 집을 마련하는 게 낫다는 분위기마저 팽배하다. 지방 큰손들의 서울 아파트 투자는 노원, 서대문 등 서울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22일 한국감정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지방에 주소지를 둔 사람의 서울 아파트 거래건수는 1610건에 달했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많은 건수다.

전달인 5월(1442건)에 비해 11.6%, 전년 동기(1524건)에 비해 5.6%나 많다. 서울 집값이 무섭게 오르던 작년 중순 이후 수준의 거래량이다.

지방 큰손들이 다시 서울 아파트를 사들이는 모습은 올해 상반기 막바지로 갈수록 두드러졌다. 4월에만 해도 990건에 그쳤지만 5월 1440건, 6월 1610건으로 그 수가 지속 증가했다.

주목할 점은 지방 큰손들의 갭투자가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5월까지만 해도 송파구·강동구·광진구 등 강남발(發) 아파트값 상승 영향권 지역에 대한 투자가 줄을 이었다면, 6월 들어서는 노원구·서대문구 등 강북으로까지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지방 사람의 서울 아파트 거래건수가 가장 높은 곳은 양천구(157건)에 이어 강남구(129건), 서대문구(127건), 노원구(112건) 등이다.

특히 노원구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거래건수가 100건을 넘겼다. 현지 중개업소 대표는 “전체 거래의 갭투자 비율이 80%는 달하는 것 같다. 강남 사람 아니면 지방 사람들이 싹쓸이했다.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에 대한 호재와 함께 서울 내에서도 저가(低價)에 속하는 지역이라 갭투자 수요가 엄청나다. 세를 안고(임차인 승계) 매매하는 경우가 다수”라고 상황을 전했다.

서대문구도 비슷하다. 현지 중개업소 대표는 “지방 사람들 중 돈 있는 무주택자들은 DMC(디지털미디어센터)에 대한 관심이 높다. 10억원 이하로 서울에 진입할 수 있는 아파트라고 생각한다. 한 달 전부터 지방 사람들의 매수문의가 늘었다"고 말했다. 

강남권에서는 강남구에 대한 투자가 두드러졌다. 6월, 지방에 주소지를 둔 사람의 강남 아파트 거래 건수는 총 129건으로, 월별로 보면 2월 52건, 3월 110건, 4월 103건, 5월 105건 등이다.

현지 중개업소 대표는 “지방에서 들어오는 투자 문의는 일주일에 최소 2~3건이다. 강남권광역복합환승센터 호재와 함께 재건축 규제 등의 영향으로 강남 아파트의 희소성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작년 ‘똘똘한 한 채’ 광풍이 불었을 때 무조건 사자던 분위기만큼은 아니다. 가격이 많이 올라 고민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지방 사람들이 서울 아파트에 관심이 높은 것은 지방 부동산 시장은 침체한 반면, 서울은 정부의 잇단 규제에도 집값 철옹성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집값은 3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지난 15일 조사 기준 서울 주간 아파트값은 전주(0.02%) 대비 오름폭은 줄었으나 0.01% 올랐다. 반면 부산, 대구 등 지방 광역시는 하락세에서 못 벗어나고 있다. 부산 아파트값은 전주(-0.7%) 대비 0.09% 하락하며 낙폭이 커졌고, 대구(-0.04%)와 광주(-0.05%)도 하락세가 이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출범 초부터 부동산 시장에 규제 융단폭격을 했으나, 서울 집값은 살짝 꿈틀거릴 뿐 크게 하락하지 않았다. 이런 경험이 ‘서울 집값은 무조건 오르게 돼 있다’는 믿음에 신뢰를 주는 거 아니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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