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기] “해외여행 외국어 고민 끝”, 한컴 통번역기 ‘지니톡고’ 써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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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19-07-21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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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7개 언어 번역... 지니톡, 파파고 등 통번역앱처럼 번역 속도 빨라

  • 일상적 대화, 간단한 문장 정확하게 번역... 긴 문장 시 번역 정확도 약간 떨어져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가 지난달 22일 인공지능(AI) 통번역기 ‘말랑말랑 지니톡고(이하 지니톡고)’를 출시했다. 중국 인공지능 기술기업 아이플라이텍(iFLYTEK)과 공동 개발한 이 제품은 올해 1월과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제품박람회 ‘CES 2019’와 2월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 전시회 ‘MWC 2019’에 시제품으로 출품되기도 했다.

지난 15일부터 일주일간 지니톡고를 사용해본 결과, 언어의 장벽을 허물어줄 기기임이 분명했다. 외국어를 전혀 모르더라도 기본적인 소통이 가능하게 해 해외여행 중에 특히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상적인 대화, 간단한 문장은 거의 완벽하게 번역해냈다. 다만 호흡이 긴 문장이나 고유명사의 인식률은 다소 아쉬웠다.

지니톡고는 성인 손바닥의 절반 정도의 크기로, 전체적인 디자인은 과거 2G 슬라이드형 휴대폰을 닮았다.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영어 △태국어 △베트남어 △인도네시아어 등 총 7개 언어를 지원한다. 이중 한국어와 영어, 중국어, 일본어는 인터넷에 접속되지 않는 상태여도 번역할 수 있다.

기기 중간에 홈버튼이 있고 위·아래로 말하기 버튼이 있다. 아래 버튼은 본인이 말을 할 때 누르면 되고, 위에 있는 버튼은 상대방이 말할 때 누르면 된다. 문장이 끝날 때까지 버튼을 누르고 있어야 하며, 버튼을 떼면 바로 번역문을 읽어준다. 지니톡(한컴), 파파고(네이버)와 같은 통번역앱이 문장을 실시간으로 번역해주는 것과 같다. 실제로 지니톡고는 지니톡의 번역 엔진을 담고 있다. 번역 속도는 1초 이내로 매우 빨랐다.
 

한글과컴퓨터 통번역기 '지니톡고'[사진=한글과컴퓨터]

지니톡고의 가장 큰 장점은 별도의 조작 없이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기존 통번역앱은 ‘한국어-영어’로 놓고 질문을 한 뒤, 상대방의 대답을 듣기 위해서 ‘영어-한국어’로 매번 언어 설정을 바꿔주어야만 한다. 그러나 지니톡고는 본인과 상대방이 말할 때 누르는 버튼을 별도로 둬, 설정을 달리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였다.

본지 중국인 기자와 지니톡고를 두고 실제 대화를 나눠봤다. “오늘 날씨 너무 덥죠?”, “태풍이 와서 걱정이에요”, “중국도 이렇게 덥나요?” 등과 같은 간단한 문장은 90% 이상의 정확성을 보였다. 다만 한국어의 의문문과 평서문의 억양을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 “밥 먹었어요?”를 “밥 먹었어요”로 인식하는 식이다.

문장이 길고 난해해도 대체로 인식의 정확도는 유지됐으나, 번역의 정확도는 약간 떨어졌다. 음성인식에 성공했어도 번역이 매끄럽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의미다. “한일관계가 좋지 않아 유니클로에서 옷을 사지 않는다고 들었어요”라는 문장에서 ‘한일관계가 좋지 않다’는 말을 ‘일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번역했다. ‘유니클로’, ‘플라자호텔’ 같은 고유명사도 인식은 했으나, 표현이 정확지 않았다.

일본어에 능통한 본지 기자와 테스트한 결과, 일본어 역시 일상적인 대화나 문장은 완벽하게 번역해냈다. 문장이 길어지자 번역의 정확도가 흐트러졌으나, 대략 어떤 얘기를 하고 싶은지 의도는 파악할 수 있었다고 이 기자는 설명했다. 번역의 정확도가 100%가 아니어도, 문맥의 흐름을 따라가며 계속 대화를 이어갈 수 있었다. 영어 문장도 같은 양상을 보였다. 문장 중간의 ‘drone’을 ‘drawn’으로 인식하기도 했다. 특정 단어의 번역이 틀리더라도 그와 유사한 단어를 찾아 문맥상 어떤 얘기를 하려는지 유추할 수 있었다. 주변 소음 상황과 발음의 정확도는 번역 성공률의 중요한 변수였다.

지니톡고는 후면에 카메라가 있어 ‘이미지 번역(OCR)’도 가능하다. 외국어 표지판이나 메뉴판 등을 촬영하면 한국어로 번역하는 기술로, 기존 통번역앱의 기능과 같다.

지니톡고는 ‘여행도우미’, ‘말하기 학습’ 기능도 담겼다. 여행도우미는 각국 도시의 날씨 정보와 환율, 대사관 전화번호 등을 안내한다. 말하기 학습은 일상 회화 문장을 따라하면 AI가 발음과 억양 등을 분석해 점수를 매겨주는 교육 서비스다. 핫스팟 기능도 있어 스마트폰 와이파이 단말기로도 활용할 수 있다.

지니톡고의 가격은 한컴 공식 홈페이지 기준, 49만9400원으로 다소 높은 편이다. 롯데닷컴, 지마켓, 옥션, 11번가 등 온라인 쇼핑몰과 전국 30개 이마트, 전자랜드 매장에서 판매중이다. 한컴은 지니톡고를 국내외 여행객을 대상으로 렌털 사업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한글과컴퓨터 관계자는 “현재 부산 동구청과 함께 외국인에게 무상으로 지니톡고를 무상으로 대여하는 시범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니톡고 이미지 번역(왼쪽), 외국어 학습 기능(오른쪽)[사진=정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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