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8년 전 '가상 유언' 주목…자녀들에 "정치는 안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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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훈 기자
입력 2019-07-17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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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인생은 너무 고달팠던 것 같다"

지난 16일 별세한 정두언 전 의원이 8년 전 남긴 ‘가상 유언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전 의원은 지난 2011년 한 문예지에 가상 유언장을 기고하며 정치 입문에 대한 회의감을 드러냈다.

그는 자녀들을 향해 “너희는 참 마음이 비단결같이 고운 사람들이다. 아빠도 원래는 그랬는데, 정치라는 거칠디거친 직업 때문에 많이 상하고 나빠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너희도 가급적 정치는 안 했으면 좋겠다”면서 “늘 권력의 정상을 향해서 가야 하니까. 한번 발을 담그면 빠져나오기 참 힘들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아빠가 이 세상에서 너희를 제일 사랑했다는 사실을 너무도 당연한 얘기지만 마지막으로 꼭 해주고 싶었다”며 “너희가 있어 나는 늘 행복했고, 너희가 없었으면 내 인생은 글쎄”라고 전했다.

그는 “이제 와서 고백하지만 난 너무 완벽한 인생, 후회 없는 인생을 추구해왔다”면서 “애초부터 되지도 않을 일인 걸 알았지만, 결코 포기가 안 되더구나. 그 덕분에 내 인생은 너무 고달팠던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막상 눈을 감으려니 후회가 되는 일도 많다”면서 “솔직히 난 우리 부모님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하늘나라에 가서 만나게 되면 부모님께 사과도 받고 사죄도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6일 정 전 의원의 자택에서는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단 구체적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상담전화·생명의 전화·청소년 전화 등에서 24시간 전화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정두언 전 의원 사망 (서울=연합뉴스) 정두언 전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이 1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인근 북한산 자락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2016년 5월 당시 국회 국방위원장이던 정 전 의원이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개회를 선언한 뒤 소회를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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