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유서 남기고 숨진채 발견…20년 정치인생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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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미 기자
입력 2019-07-17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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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무원 출신 3선 의원…낙선뒤 시사프로그램서 활약

20년간 정치인으로 활동해온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62)이 16일 주검으로 발견됐다.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 서대문경찰서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정 전 의원은 이날 오후 4시 25분께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인근 북한산 자락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오후 3시 42분께 정 전 의원 부인이 그가 집에 남긴 유서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구조견·드론 등을 동원해 수색해 나섰다가 자택 근처인 북한산 자락길에서 정 전 의원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정 의원은 숨진 상태였다.

정 전 의원은 오후 2시 30분께 북한산 자락길에서 자신의 운전기사가 운전한 차에서 내려 산 쪽으로 올라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이 16일 오후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자유한국당 전신)이 숨진 채 발견된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한 야산 입구를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은 유서가 있는 점 등으로 미뤄 정 전 의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가족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망 경위 등을 파악하고 있다. 

부검은 하지 않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폐쇄회로(CC)TV 확인과 현장감식·검시, 유족 진술 등을 종합할 때 타살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았고 유족 뜻을 존중해 부검은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공무원 출신 3선 국회의원으로 20년간 정치인으로 활동했다. 그는 1957년 서울 태어나 경기고와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뒤 1980년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해 국무총리실 공보비서관 등을 지냈다.

2000년 자유한국당 전신인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권유로 정계에 입문한 정 전 의원은 2000년 한나라당 대변인, 2002∼2003년 이명박 서울시장 당시 정무부시장을 맡았다. 제17대부터 19대 총선까지 서울 서대문을 선거구에서 내리 당선되며 3선 의원이 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 대선 승리를 이끈 그는 이명박 정부 시절 ‘왕의 남자’로 불렸다. 그러다 이 전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2008년 18대 총선 불출마를 요구하는 ‘55인 파동’에 앞장선 뒤 정치적 입지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정두언 전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이 2010년 2월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나라당 신임당직자 조찬 간담회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정권 말기인 2012년 저축은행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이듬해 2013년 1월 법정구속돼 10개월간 구치소에 수감됐다 2014년 11월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서대문을에 다시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이후 TV 시사·예능프로그램에서 진행자나 패널로 활약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지난해 초 재혼한 그는 같은 해 12월 마포구에 일식당을 내기도 했다.

정 전 의원 빈소는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유족은 부인과 1남 1녀가 있다. 발인은 19일 오전 9시, 장지는 경기 성남 분당메모리얼파크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상담전화·생명의 전화·청소년 전화 등에서 24시간 전화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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