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5G를 더 빠르게 만드는 외국인투자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안병수 서울디지털대학교 무역물류학과 교수
입력 2019-07-18 08:3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안병수 서울디지털대학교 무역물류학과 교수]

유엔이 발표한 글로벌직접투자보고서(WIR2019)에 따르면 2018년 세계 전체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는 1조3000억 달러다. 이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래 최저이자, 전년 대비 13% 감소한 수치다. 이 같은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은 미국의 세제 개편에 따른 기업들의 해외보유 잉여금 송환이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유엔이 지적한 글로벌 투자를 저해하는 장기적 요인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선 정책적 요인으로 신흥시장의 개방이 더 이상 2000년대 말처럼 FDI 확대를 불러일으키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정보, 전략기술 등에 근거해 각국 정부의 외국인소유권에 대한 규제가 재현되고 있다. 동시에 투자정책에 대한 불확실성도 글로벌 투자 감소에 한몫을 했다.

경제적 요인으로 FDI의 수익률 하락도 결정적 요인이 됐다. 작년 FDI 수익률은 2010년의 8%에서 6.8%로 낮아졌다. 개도국과 전환국에서는 수익률이 높게 유지됐지만 그 밖의 지역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사업적 요인으로는 국제생산 면에서 일어난 구조적 변화가 작용했다. 상품무역에 비해 서비스무역과 지적재산권의 교역이 크게 늘었다. 이로 인해 글로벌 기업들은 해외자산 및 고용을 늘리지 않고도 해외시장에 진출해 매출을 늘릴 수 있어 해외직접투자의 동기가 낮아졌다.

결국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정책적 규제의 불확실성 해소, 수익률 상승요인 발굴, 서비스와 지적재산권 부문에 대한 투자 유치 등이 대안으로 제시돼야 한다는 말이다.

이 같은 측면에서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들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찾고 있는 좋은 투자대상이다. 실제 최근 아세안국가들의 디지털 산업 투자는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4월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무선통신 5G 상용화에 들어갔고 69일 만에 사용자수를 100만명으로 늘렸다. 5G가 중요한 것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초연결성을 가능케 해주는 핵심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5G의 확산은 세계적으로 큰 기회이며 단말·장비산업, 다양한 제조업과 서비스업 간의 융합서비스 신시장 창출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한국은 경쟁국인 미국이나 중국과 비교해 시장과 투자규모가 현저히 작을 뿐만 아니라 아직까지는 킬러 서비스로 불리는 초기 수익모델이 가시화되지 못한 실정이다. 이동통신 강국이자 단말기나 관련 장비 제조업 역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한 경쟁력을 갖지 못한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국내 기업만으로 경쟁에 뛰어들기보다는 이해관계를 함께 하는 외국기업들과 협력을 통해 기회는 늘리고 위험은 줄이는 전략을 사용해야 한다. 즉, 외국인직접투자를 유치하는 것이 이런 협력의 대표적 방법이다.

그렇지만 기업이 외국인투자를 원한다고 해서 쉽게 이뤄지지는 않는다. 외국기업을 불러들이려면 그들이 원하는 것이 제공돼야 한다. 그들은 정책적 불확실성의 최소화, 시장기회의 극대화, 산업생태계의 고도화를 원한다. 이는 민간의 노력만으로는 이룰 수 없는 일이다. 시장 기회와 산업생태계 이슈도 얼핏 민간기업들의 몫으로 보이는 일이지만 실은 정부의 역할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시장기회를 만드는 것은 기업들이지만 그 기회가 사라지지 않도록 시장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고 산업생태계에서 꼭 필요한 연구개발이나 법적 뒷받침을 해주는 것도 정부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세계 최초의 무선통신 5G 상용화는 기업들과 정부의 적극적인 협력으로 이루어진 것이 사실이고 정부는 이미 공공 선도투자를 비롯하여 제도 정비, 산업기반 조성 등의 후속 정책을 수립하여 실행하고 있다.

5G의 가장 큰 특징인 빠른 속도는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의 특징으로 빈번히 지적하고 있는 “빨리 빨리”를 연상케 한다. 5G가 4차 산업혁명 진입길목에서 투자처를 찾는 국내외 기업들에게 기회의 땅으로 인도하는 지름길이 되기를 소망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