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자승자박'..."연준, 탈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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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회 기자
입력 2019-07-14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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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표 아닌 불확실성 근거 금리인하 시장 왜곡 우려

  • 증시 랠리에 장단기 금리 역전도 지속...마지막 잔치?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말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다. 13일(현지시간) 현재 블룸버그가 취합한 미국 금리선물시장 자료에 따르면 연준이 오는 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제로(0)'다. 대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출 확률이 81%에 이른다. 나머지는 더 큰 폭의 금리인하 가능성이다.

이에 더해 일부 투자자들은 연준이 연내에 금리인하를 한 차례 이상 더 단행할 것으로 보기도 한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사진=AP·연합뉴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10~11일 미국 상하원 청문회에서 시장의 기대에 쐐기를 박았다. 그는 저인플레이션과 불안정한 세계 경제 환경에서 비롯될 수 있는 부정적인 여파를 문제삼으며 연준의 이달 금리인하 전망을 둘러싼 모든 의혹을 떨쳐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안도감 속에 환호했다. 미국 뉴욕증시는 파월 의장 증언에 모처럼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에 나섰다. S&P500지수와 다우지수가 각각 3000선, 2만7000선이라는 새 고지에 안착했다.

이런 가운데 한편에서는 비둘기파(온건파)로 완전히 돌아선 연준의 행보를 놓고 우려도 제기된다. 지나친 쏠림에 따른 과도한 통화부양이 자칫 금융시장을 왜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에단 해리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ofAML) 세계 경제 부문 책임자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파월 의장에게 이번 의회 청문회가 연준에 통화완화를 제한하거나 늦출 유연성을 줄 수 있는 최상의 기회였다고 지적했다. 파월 의장이 반대로 확실한 금리인하 신호를 주면서 스스로 발목을 잡았다는 것이다. 해리스는 연준이 금리를 낮추지 않으면 시장을 실망시키게 되는 상황이 됐다고 꼬집었다.

워드 매카시 제프리스 수석 금융이코노미스트는 최신 투자노트에 "연준이 이번 금리인하로 일시적으로 시장 기대를 충족하고 백악관 트위터 계정을 조용하게 만드는 것 외에 뭘 이룰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리인하의 맛을 보면 시장과 백악관의 요구 수위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로 파월 의장의 금리인상 행보를 비판하며 금리인하를 압박해왔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무역전쟁을 비롯한 불확실성 요인의 잠재적인 파장을 문제삼고 있는 것도 잘못이라고 본다. 연준은 그동안 경기침체나 경기과열 등 우려를 직접 반영하는 경제지표를 근거로 통화정책을 운용해왔다.

소날 데사이 프랭클린템플턴픽스드인컴그룹 최고투자책임자(CFO)는 FT에 "연준이 금리인하로 보험을 드는 데 따른 비용이 전혀 없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제에 대한 연준의 우려 제기에 증시가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한다는 건 뭔가 잘못됐다며, 연준의 행보가 시장을 왜곡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니혼게이자신문은 14일 뉴욕증시가 최근 랠리를 펼치고 있는 게 '마지막 잔치'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기침체의 대표적인 전조인 장단기 국채 금리가 역전된 상황에서 지속되는 랠리는 결국 경기침체와 함께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게 역사의 교훈이라는 것이다.

UBS에 따르면 1960년 이후 미국 장단기 국채 금리가 역전된 경우가 크게 6번 있었는데, 이때 미국 증시는 평균 29% 상승한 뒤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국의 장단기 금리 역전은 지난 3월 말 2007년 이후 처음 일어난 뒤 회복됐다가, 5월 중순에 잠깐 역전과 회복 을 반복한 뒤 5월 말부터 줄곧 이어지고 있다. 뉴욕증시 대표지수인 S&P500은 올 들어 약 20%, 6월 초 저점에서는 10%가량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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