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출규제 발동 날 文대통령 찾은 손정의…"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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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형 기자
입력 2019-07-0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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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정의, 文대통령 4차 산업혁명 대응 방안 공유

  • 이재용·정의선·구광모 등 재계 총수들과도 만나

"인공지능(AI)은 인류역사상 최대 수준의 혁명을 불러올 것이다. 앞으로 한국이 집중해야 할 것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AI다." '투자의 귀재' 손정의(孫正義·일본 이름 손 마사요시)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4일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했다.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 규제 날에 문 대통령을 찾은 손 회장은 'AI 강국' 등 4차 산업혁명 대응 방안을 공유했다.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재계 총수와도 만났다. 

'기업가 정신의 상징'인 손 회장은 일본 최대 정보통신(IT) 투자기업인 소프트뱅크의 창업자다. 소프트뱅크는 2017년 5월 사우디아라비아의 정부계 펀드인 퍼블릭 인베스트먼트 펀드(PIF)와 함께 930억 달러(약 104조9000억원) 규모의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SVF)'를 설립했다.

◆文대통령·손정의 7년 전 만남, 新북방정책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후 청와대에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을 만나 악수한 뒤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에서 1시간 30분 동안 손 회장을 접견하고 '제2 벤처 붐 조성'을 위한 4차 산업혁명 선도 방안과 '동북아 슈퍼그리드(전력망 연계)' 비전 등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 이날 만남은 예정된 시간보다 50분을 초과했다. 

문 대통령은 2012년 소프트뱅크 본사를 방문, 손 회장의 '아시아 슈퍼그리드' 구상을 듣고 큰 영감을 받았다고 친근함을 표시했다. 손 회장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태 이후 일본 내부의 전력망과 한·중·러 등 인근 국가와의 전력 계통을 연계하는 아시아 슈퍼그리드를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손 회장의 아시아 슈퍼그리드 구상으로 동북아 슈퍼그리드 비전을 구체화할 수 있었다"며 "동북아철도 공동체가 동북아에너지공동체로, 그리고 동북아경제공동체로, 다자안보공동체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문 대통령과 손 회장의 7년 전 만남이 현 정부의 '신(新)북방정책'으로 재탄생한 셈이다.

이어 문 대통령은 고(故) 김대중(DJ)·노무현 전 대통령과 손 회장의 인연을 언급하며 "초고속 인터넷망의 필요성과 온라인게임 산업육성을 (각각) 조언했었다"며 "당시 한국 경제에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이에 손 회장은 "과거 DJ를 만나 한국이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초고속 인터넷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며 "현재 한국이 초고속 인터넷, 모바일 인터넷 세계 1위 국가로 성장했다"고 화답했다.

◆DJ와 노무현에 초고속 인터넷과 온라인게임 육성 조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4일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에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과 만찬을 위해 회동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손 회장은 "지난 20년간 일본과 미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각각 1.2배와 1.8배 성장할 동안 한국은 3.7배나 성장했다"며 "초고속 인터넷에 대한 과감하고 시의적절한 투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손 회장은 "구체적인 정책과 전략은 다른 사람들이 해도 되지만 대통령은 비전을 갖고 방향을 잡아야 한다"며 과감한 투자를 재차 당부했다.

젊은 기업가를 키워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손 회장은 "젊은 기업가들은 열정과 아이디어가 있지만 자금이 없다.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설립한 지 10년 이하의 스타트업)이 탄생할 수 있도록 투자가 필요하다"며 "이렇게 투자된 기업은 일자리 창출을 가져오며 글로벌 기업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대기업은 자금력이 있어 스스로 투자가 가능하지만 혁신벤처 창업가들은 자금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특히 젊은 창업가들에게 투자해 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 시장의 규모는 한계가 있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해야 한다"며 "소프트뱅크가 가지고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이용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도움을 부탁한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문 대통령은 AI 전문인력 양성 분야에도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의 세 가지 제안에 대해 손 회장은 흔쾌히 "I will!"이라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이 AI 분야에서 늦게 출발했을 수 있지만, 강점도 많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5세대(5G) 이동통신 세계 최초 상용화를 이뤘다"며 "이미 만들어진 개념을 사업화하는 데는 단연 앞서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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