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비둘기는 걸어다니는데, 참새는 왜 통통 뛰어다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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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훈 기자
입력 2019-06-25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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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입니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시원한 그늘이 있는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분들도 많을 텐데요, 가만히 앉아 있다 보면 빠지지 않고 나타나는 손님들이 있죠.

바로 집비둘기와 참새입니다.

(집비둘기는 산비둘기와 달리 몸이 통통하고 회색빛을 띱니다.)

이 둘은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도심지에서 자주 관찰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죠.
 

[사진=게이티이미지뱅크]


유심히 관찰하다 보면 다른 점도 발견할 수 있는데요, 바로 움직이는 방식입니다.

집비둘기는 땅 위에서 움직일 때 한 발 한 발 걸어 다닙니다. 반면, 참새는 두 발을 모아 통통 뛰어다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크기의 차이가 있지만, 같은 조류이고 또, 사는 곳도 비슷하잖아요?

이런 궁금증을 저만 가진 것은 아니더군요.

이미 네이버 등에서 수많은 분들이 참새와 집비둘기에 대한 질문은 주셨습니다.
 

[사진=네이버 지식iN]


하지만 답변이... 영 신통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직접 그 이유를 찾아 나서기로 했습니다.

먼저 새를 연구하는 분들을 찾아봐야겠죠.

임봉희 꾸룩새연구소 부소장님과 통화를 해봤습니다.

“참새와 같은 종류의 새는 자연에서 통통 뛰어다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뛰어다니냐고 하면...”

약간 당황하신 느낌이었습니다.

다짜고짜 참새가 왜 뛰어다니냐고 물어보니 그럴 만도 하죠.

“새들은 땅에 기어 다니는 벌레 등을 잡아먹어야 하는데, 걷는 것보다 통통 뛰어다니는 것이 사냥을 할 때 유리한 측면이 있겠네요.”

아무리 빨리 걷더라도 통통 뛰어다니는 것 보다 빠르지는 쉽지 않으니, 먹이를 잘 잡기 위해 뛰어다니도록 진화됐다는 설명이죠.

설득력 있는 답변 같았습니다.

다른 전문가에도 전화해보기로 했습니다. 서울대 수의과 김재홍 교수님입니다.

“그건... 딱 뭐라고 말하기 쉽지 않습니다. 발생유전학적으로 복합적인 작용의 결과이기 때문에...”

김 교수님도 질문을 듣고 당황하셨습니다. 하지만 역시 전문가였습니다.

“참새 같이 작은 조류는 신진대사량이 높습니다. 뛰어다닐 힘이 충분하죠. 반면, 비둘기 같이 몸집이 크면 뛰는 행동이 비효율적이겠죠.”

하나의 단서를 더 얻었습니다.

종합하면 땅 위의 먹이를 잡기 위해 신진대사량이 높은 참새는 통통 뛰어 빠르게 이동하고, 신진대사량이 작은 집비둘기는 짧은 다리를 바삐 움직여 걸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정도가 되겠네요.

이밖에 찾아 낸 답변으로는 ‘집비둘기는 전깃줄 등에서 살지만, 참새는 나뭇가지 사이를 뛰어다니는 영향이다’, ‘몸무게에 따라 균형을 잡기 위한 이동법이다’, ‘다리 구조가 그렇게 만들어져 있다’ 등이 제시됐습니다.
 

[사진=게이티이미지뱅크]


안타깝게도 ‘1+1=2’처럼 명확한 답을 내릴 수는 없었습니다.

인간이 왜 직립보행을 하고, 걸을 때 양팔을 흔들면서 걸으며, 다른 동물들과 다르게 손가락을 자유자재로 쓰는 지 등 진화적 관점에서 동물의 모든 행동을 하나 하나 완벽하게 설명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하네요. 

우리 인간의 행동이야 수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행동의 이유도 밝혀지고 있지만 아직 참새와 비둘기의 이동방법은 심층 연구를 진행할 정도의 관심을 끌지 못한 것 같습니다.

현재 연구 수준에서 내릴 수 있는 결론이라면 ‘집비둘기와 참새의 이동방법 차이는 발생유전학적 이유이고, 이 진화에 준 영향은 복합적이다’ 정도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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