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9위 규모 대형은행, 대북제재 위반으로 美 금융거래 차단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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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19-06-25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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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하이푸둥발전은행 지목…美 애국법 따른 대북제재 위반 조사 불응

  • "中 교통은행·초상은행도 위반 연루"... 미국에 위험 될 수도

중국 내 은행 규모 9위에 해당하는 상하이푸둥발전은행이 미국 금융시스템에서 차단될 위기에 직면했다. 대북제재 위반 관련 조사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2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은 대북제재 위반 조사를 위한 법원의 소환장 발부에 불응한 중국 대형은행 3곳에 법정모독죄 판결을 내렸다. 대형은행 3곳은 중국 교통은행과, 초상은행, 상하이푸둥발전은행이다. 이들은 제재 대상인 북한의 조선무역은행을 위해 1억 달러(약 1157억원) 이상의 돈 세탁을 해준 것으로 알려진 홍콩의 유령회사와 거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3월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의 베릴 하월 판사는 이 세 은행에 대북제재 위반 혐의와 관련한 자료를 제출하거나 대배심에 증인을 출석시키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이들 은행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자 4월부터 벌금을 부과했다. 그럼에도 증거를 제출하지 않자 극단의 조치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당시 하월 판사는 "작은 액수의 벌금은 은행들에게 아무런 처벌 효과가 없다"면서 "이번에도 협조하지 않을 경우 처벌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그래픽=연합뉴스]

WP는 이들 은행 중 미국 애국법에 따라 발부된 소환장에 불응해 미국 금융 시스템 접근이 차단될 가능성이 높은 은행은 상하이푸둥발전은행이라고 전했다. 애국법에 따라 미국 법무부는 미국이 아닌 해외 금융기관을 소환해 조사할 수 있으며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계좌를 차단할 수도 있다.

상하이푸둥발전은행은 자산 규모가 9000억 달러(약 1041조원)인 중국 내 9위 은행이다. 골드만삭스와 맞먹는 규모다. 미국에 지점은 없지만 미국 달러 거래를 위한 계좌는 보유하고 있어 미국 법무부나 재무부가 해당 계좌를 폐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도 외국은행이 미국의 애국법에 따라 소환장을 발부 받은 적은 있었지만 사우디아라비아의 소규모 은행이었고, 정부가 조치에 나서기 전에 문제가 해결됐다.  따라서, 만약 미국이 상하이푸둥발전은행을 상대로 미국 금융시스템 접근 차단 조치를 실제로 적용한다면 이는 미국 법원이 중국계 은행에 대해 형사 사상 처음으로 수사 소환장을 발부해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그만큼 중국에 대한 강력한 압박 메시지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이에 따른 우려도 나온다. 가뜩이나 미·중 무역전쟁 격화로 양국관계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 은행을 미국 금융시스템에서 차단시킨다면 되려 미국에 위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WP는 “미국 기업이 보복을 당할 수도 있고, 세계 금융기관들이 미국 진출을 꺼리게 될 수도 있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조치가 확대돼 상하이푸둥발전은행을 넘어 중국의 대형은행까지 번지게 된다면 전 세계 경제에도 타격을 미칠 수 있다고 WP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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