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 다한 박성현, 그래도 남달랐다…저력 빛난 ‘준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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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교 기자
입력 2019-06-24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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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서 1타차 맹추격

  • 데뷔 첫 우승 ‘메이저 퀸’ 그린에 축하 메시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 챔피언 조에 앞선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박성현이 버디 퍼트를 남겨뒀다. 약 5m 거리의 까다로운 내리막 2단 그린. 박성현이 친 퍼트는 경사를 타고 홀에 빨려 들어갔다. 단독 선두를 질주하던 해나 그린(호주)을 1타 차로 압박하는 결정적 버디였다.
 

[버디 퍼트를 놓친 뒤 아쉬워 하는 박성현. 사진=AP 연합뉴스 제공]


이날 박성현은 선두에 5타 차 뒤진 공동 5위로 출발했다. 박성현은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타를 줄여 맹추격했다. 그 사이 그린을 쫓던 우승 경쟁자들은 모두 밀려났다. 단독 2위였던 아리야 쭈타누깐(태국)은 5타를 잃었고, 공동 3위였던 넬리 코다(미국)는 1타를 줄이는데 그쳤다. 리젯 살라스(미국)도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그린의 독주였다. 그러나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박성현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그린은 18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을 남겨두고 박성현의 버디가 들어간 환호성을 들었다. 압박을 느낀 그린의 두 번째 샷은 그린 옆 벙커에 빠졌다. 그린이 이 홀에서 보기를 적어내면 박성현과 연장전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하지만 그린은 침착했다. 흔들리지 않기 위해 오히려 빠른 템포로 샷을 시도했다. 그린의 벙커샷은 홀 약 2m 안쪽으로 붙었다. 남은 내리막 파 퍼트도 리듬을 잃지 않고 시도해 넣었다. 박성현의 압박을 이겨낸 챔피언 퍼트였다. 이 순간을 클럽하우스에서 지켜보던 박성현도 허탈한 미소를 지었다.

박성현은 24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채스카의 헤이즐틴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9언더파 279타의 그린은 1타 차로 생애 첫 우승컵을 메이저 대회에서 들어올렸다.

박성현의 대회 2연패가 좌절됐고, 한국 선수들의 메이저 대회 3연속 우승도 멈췄다. 그린의 우승은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세계랭킹 114위에 불과한 그린은 투어 2년차로 아직까지 우승이 없던 선수였다. 하지만 그린은 대회 기간 내내 놀라울 정도로 침착하게 선두를 지키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이뤄냈다.

그린은 1998년 박세리, 2011년 쩡야니(대만) 이후 이 대회 사상 세 번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자가 됐고, 호주 선수로도 얀 스티븐스, 카리 웹에 이어 세 번째로 메이저 퀸에 올랐다. 또 2006년 여자골프 세계랭킹이 도입된 이후 최초로 ‘100위 밖 메이저 우승자’로 깜짝 스타가 됐다.
 

[박성현의 티샷 모습. 사진=AP 연합뉴스 제공]


아쉬운 준우승에 그친 박성현은 “되돌아보니 짧은 버디 퍼트를 놓친 게 너무 아쉽다”면서도 “그것만 들어가면 연장에 갈 수 있었는데 이미 끝난 일이니 그래도 잘 마무리했다고 생각한다”고 아쉬움을 달랬다.

이어 박성현은 “계속 퍼트가 안 들어갔는데 마지막에 미들 퍼트가 들어가서 기억에 남게 끝났다”며 “저도 최선을 다했고, 그린 선수가 잘 하면 축하해줄 일이기 때문에 경기를 먼저 마치고 기다리는 것은 별로 떨리지 않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저도 첫 우승을 메이저로 했는데 그린 선수가 첫 우승을 메이저로 한 것에 축하해주고 싶다”고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3월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 시즌 첫 우승을 신고한 뒤 샷 난조로 침묵하던 박성현은 이 대회 준우승으로 남다른 한 방을 과시했다. 박성현은 최근 US여자오픈에서 공동 12위에 오르며 페이스를 끌어올렸고, 이 대회에서 마지막까지 명승부를 펼치며 부활을 예고했다. 박성현은 7월 말 열리는 시즌 네 번째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까지 2개 대회만 출전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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