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월드컵] ​그라운드 호령한 ‘막내형’…전 세계가 매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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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교 기자
입력 2019-06-1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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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양한 포지션 자유자재 소화…유럽 명문구단 러브콜


“뭘 울어요? 전 후회 안 합니다.”

이강인이 우치스타디움을 떠나며 던진 마지막 말, 그는 아쉬운 준우승에도 좌절하지 않는 마지막 순간까지 ‘막내형’이었다. ‘슛돌이’로 날았던 ‘꼬마 축구천재’ 이강인은 18세의 나이에 세계 무대를 접수하며 즐겼고, 홀가분하게 미래를 약속한 채 떠났다.
 

,[박수 치며 떠나는 이강인의 당찬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정정용호의 최대 수확은 이강인의 재발견이다. 이강인은 이번 대회에서 나이 계급장을 떼고 팀을 이끈 그라운드의 사령관이었다. 대회 7경기에서 2골 4도움으로 팀 내 최다 6개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고, 투톱 스트라이커부터 빌드업을 이끄는 미드필더까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했다. 때론 형들을 다독이는 ‘맏형’ 역할을 자처했고, 경기장 밖에서는 팀의 분위기 메이커였다.

대회 기간 내내 이강인의 경기력은 환상적이었다. 탁월한 개인기와 프리킥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었고, 번뜩이는 재치로 놀라운 창의력을 만들어낸 패스는 찬사를 불렀다. 세네갈과 8강전에서 1골 2도움으로 원맨쇼를 펼쳤고, 우크라이나와 결승전 페널티킥 선제골의 주인공도 당돌한 이강인이었다.

이강인은 한국이 준우승을 차지했음에도 이번 대회에서 가장 가치 있는 선수에게 주는 골든볼의 영예를 안았다. U-20 월드컵에서 18세의 나이에 골든볼의 주인공이 된 선수는 로베르트 프로시네치키(유고슬라비아‧1987년)와 이밀루 페이시(포르투갈‧1991년),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니나‧2005년)에 이어 이강인이 역대 네 번째다. 아시아 선수로는 이스마일 마타르(UAE‧2003년) 이후 16년 만이다.

위대한 역사의 중심에 선 이강인은 겸손하고 듬직했다. 이번에도 ‘형들’에게 공을 먼저 돌렸다. 이강인은 “우승을 목표로 했는데 이루지 못해 기분이 좋지는 않지만, 우리는 열심히 뛰었기 때문에 후회도 없다”며 “골든볼을 받은 건 경기장에서 하나가 돼 뛰어 준 형들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입증된 이강인의 가치는 치솟았다. 유럽 명문 구단들은 앞다퉈 이강인에게 러브콜을 보내며 군침을 흘렸고, 소속팀 발렌시아도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축하 메시지를 전하며 “발렌시아가 골든볼 수상자를 배출했다. 불과 18세의 이강인이 모두를 매료시켰다. 한국은 준우승했지만, 이강인은 FIFA가 주최하는 토너먼트에서 최고의 선수 반열에 올랐다”고 극찬했다. 또 스페인 현지 유력 언론들은 경기 직후 “이강인은 이미 그 연령대에서 세계 최고”라고 치켜세우며 “발렌시아 구단은 이강인을 1군에서 뛰게 할지 임대를 보낼지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그러나 전 세계적인 찬사에도 이강인은 “좋은 대회의 결승전에서 뛰고, 좋은 경험과 추억을 쌓아서 행복했다”며 “소속팀에 가서 더 열심히 하고, 다음에 또 모일 수 있으면 기분 좋게 추억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웃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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