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주 52시간 넘으면 귀가 명령···사업장 출입도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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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19-06-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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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 40시간' 정착 위한 새 근태 관리 시스템 도입

  • 초과 근무시 인사 불이익···잔여 근무일은 휴무로

  • 삼성·현대차·SK 등도 유연근무제 등 운영 중

LG전자 미국 '테네시 세탁기공장' 전경. [사진=LG전자] 

LG전자가 '주 40시간' 근무 문화 정착을 위해 엄격한 근태 관리 제도와 시스템을 도입했다. 새롭게 적용된 매뉴얼은 초과 근무 시 사업장 출입 제한, 인사 불이익 등 보다 강력한 규제가 포함됐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2월부터 사무직을 대상으로 주 40시간 근무를 시범적으로 운영해 왔다. 하지만 당시에는 시범 단계인 만큼 근무 시간을 초과하더라도 별도의 제재는 없었다.

◆ 휴무 근태 코드 신설··· 출입 제한도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달 20일부터 새로운 근태 시스템을 임직원에게 공지하고 운영 중이다. 휴일·휴가일을 근무실적에 반영해 산정하던 기존 방식에서 휴일·휴가일을 제외한 실제 근무실적만을 산정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휴일·휴가일의 근무실적은 0시간으로 반영된다.

또 주 52시간 이상 근무한 구성원은 잔여 근무일에 대해 휴무를 신청할 수 있으며, 휴무로 인정된 날은 유급 처리된다. 이 같은 근태 처리를 위한 '휴무 근태 코드'도 별도로 신설했다.

이 밖에도 법정 근무시간 이상을 일할 경우 법 위반이 해소될 때까지 ID카드 출입 권한을 자동 회수해 사업장 출입을 제한한다. 불가피한 사정으로 출입이 필요한 경우 방문자 신분으로 1시간 내 일시 출입만 가능하다. 가산 연구개발(R&D) 캠퍼스 등 일부 사업장을 제외하고 사업장 출입 통제 제한은 전사적으로 적용된다.

근태 담당 부서는 근무시간이 초과된 구성원에 대해 귀가 명령 조치를 하고, 잔여 근무일을 휴무로 강제 반영할 수도 있다. 

LG전자는 고의적으로 근무시간을 미입력하거나 제도 미인지 등으로 미입력 반복이 지속될 경우 '이상 근태자'로 분류돼 인사상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고도 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 도입 1년 '저녁 있는 삶'··· 부작용도 잇달아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 지 1년이 지난 현재 주요 대기업들은 대체로 큰 문제없이 변화에 적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LG전자는 법시행에 앞서 일찍이 주 40시간을 도입했다. 주 40시간 근무제는 월∼금요일 하루 8시간씩 근무를 기준으로 한다. LG전자는 여기에 '자기주도적 근무시간 관리'를 적용해 직원들이 하루 4시간∼12시간 중 원하는 만큼 근무하도록 하고 있다. 주당 40시간을 넘지 않도록 하되 그 범위 안에서 융통성 있게 조절할 수 있게 했다.

LG전자 외에도 삼성, 현대자동차, SK 등 주요 그룹들이 주 52시간 근무제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지난해 7월부터 각각 선택적 근로시간제, 유연근무제 등을 적용하고 있다. SK그룹은 국내 대기업 중 처음으로 '주 4일 근무제'까지 도입해 운영 중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업종·직종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300인 이상 사업장에 일괄적으로 주 52시간을 시행함에 따라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업무가 남았지만 근무시간 제한 때문에 카페 등 외부로 나가서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고 있다"며 "업무량은 줄지 않고 월급만 줄었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근로시간 단축이라는 방향성에는 공감하지만 현재 시행 방식이 매우 경직돼 있어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탄력근무제와 유연근무제 등의 논의가 우선돼야 근로자들이 실질적 혜택을 받을 수 있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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