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어제·오늘·내일]"경제 악화 당분간 지속될 전망…성장 동력 키울 정책 필요한 상황"

이해곤 기자입력 : 2019-06-08 09:38
아주경제 전문가 5인 인터뷰…"경제 대책, 장기적인 안목 가져야"
최근 경제가 위기 상황에 처했다. 4월 경상수지는 7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고, 실업률은 여전히 높다. 국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지면서 소비도 제자리 걸음이다. 대외적인 상황도 글로벌 경기 침체에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되는 모양새로 이어지면서 해법을 찾기가 힘든 국면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이 장기화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할 수 있는 장기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성장 여력도 부족해 상황 악화"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하락 원인으로 경기 변동과 성장여력 감소를 손꼽았다.

그는 "흔이 말하는 경기변동은 좋을 때도 있고 좋지 않을 때도 있는데, 지금은 전반적으로 악화된 상황"이라며 "여기에 장기적으로 우리의 성장여력까지 떨어지고 해법을 찾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금리인하와 추가경정예산 등의 경기 활성화 정책이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기술발전과 혁신을 통한 생산성 확보, 즉 혁신성장이 필요하다"며 "지금까지 우리 산업은 기술이 아닌 자본 축적으로 성장했는데 이제는 통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을 예로 들었다. "미국은 글로벌 경기 악화에도 불구하고 매년 3%씩 성장하고 있는데 결국 기술을 바탕으로 한 생산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혁신성장에 대한 정책이 미비한 상황에서 경기 하락은 7~8년 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성장 여력이 떨어지는 것은 재정지출을 늘린다고 해결 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부의 단기적인 대책 부재에 대해서는 여러 전문가들이 공통적인 의견을 내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미 지난해 5월부터 경기가 침체 국면에 들어섰다는 경고가 나왔지만 정부가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며 "재정 투입만 늘리고 있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재정을 늘렸지만 결국 시장에서는 영향이 없었다는 분석이다. 그는 "정부의 소비는 늘었지만 높은 실업률로 국민들의 소득은 높아지지 않았다"며 "재정 확대가 필요한 상황은 맞지만 이같은 재정 확대로 정부만 비대해졌고, 이들은 땜질식 처방에 불과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금부터라도 기술과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미중무역 분쟁이 장기화될 것을 대비해 기술력을 높여야 한다"며 "기존 산업에서는 경쟁력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장기적인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의 예를 들면서 "일본 경제가 장기 침체된 이유 가운데 하나도 단기적인 대책들이 모두 실패했기 때문"이라며 "우리도 일본을 따라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사진=아주경제 DB]



◇"급격한 선진국 경제 진입, 정책 방향 전환해야"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나아가 정부가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수출을 비롯해 실업률까지 모든 지표가 악화되는 상황지만 정부만 이를 인식하고 있지 못하다"며 "이같은 정책의 컨트롤타워가 가장 큰 위험요소"라고 주장했다.

급격한 정책 추진이 산업과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 등 선진국 노동정책을 너무 급격히 도입했다"며 "조선과 철강 등 우리 산업구조는 선진국형이 아닌 상황에서 노동 정책을 산업구조가 넘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진행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단기부양책에 급급한 정책을 파급효과가 큰 활성화 대책으로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일자리나 복지에 대한 정책은 파급효과가 클 수 없고, 추경도 이런 분야에만 치중되고 있다"며 "인프라 투자, 부동산 등 경기 활성화 효과가 큰 분야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산업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며 "모빌리티 등 공유산업, 서비스 분야에서 규제를 풀어 활성화 시키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산업 육성에 대해서는 여러 전문가들이 공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의 경기 침체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반도체 산업의 부진을 손꼽았다.

그는 "핵심산업이 반도체 경기 불황이 경제 악확의 중요한 이유"라며 "연장선상에서 반도체 이후 산업에 대한 준비도 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산업들도 비용 악화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성 교수는 "최근 고용과 관련한 비용이 높아졌고 이는 기업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 비용악화 문제가 통상환경의 불확실성 확대와 겹치면서 경제에 상당한 충격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경쟁력 확보와 반도체 이후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이같은 고비용을 줄여줄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경기 상황을 당장 개선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고, 노동비용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정책이 우선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의 재정확대 정책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분석도 나왔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악화 상황은 대외적인 환경 영양이 크다"며 "미중 무역분쟁을 비롯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등으로 하반기에는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재정을 보강하고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문제는 재정 확대를 위해 추경 등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정치권이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아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는 지적이다.

최 교수는 "적어도 올해까지는 불확실한 상황이 이어질 것이고 기업들도 투자를 꺼리고 있다"며 "정치권이 마주 앉아 민생을 걱정해야 하는데 각자 이익만 챙기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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