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인천과 일산을 연결하는 이유가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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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기자
입력 2019-06-03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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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충범 건설부동산부 기자

"인천지하철 2호선을 일산까지 연장하는 것은 인천과 일산 간 지리적 거리가 가까움에도 불구하고, 이들 간 대중교통 접근성은 썩 좋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인천은 KTX나 킨텍스 등을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노선이 개통되면 이들 지역 간 상호 인프라 교류가 한층 원활해지겠죠."

지난달 23일 세종시에서 열린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주재 출입기자 간담회 식사 자리에서 기자가 한 고위 관계자에게 "왜 인천과 일산을 잇느냐"라고 질문한 데 대해 돌아온 답변이다.

이날 간담회는 김현미 장관이 같은 달 초 3기 신도시 추가 조성 발표 이후 일산,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 일대 서북부 1·2기 신도시에서 소외론이 대두된 점을 의식이라도 하듯 다소 급하게 마련됐다.

간담회의 핵심은 정부가 인천지하철 2호선을 검단신도시, 김포, 킨텍스, 주엽을 거쳐 일산까지 총 12㎞에 걸쳐 연장한다는 광역교통대책 보완 방안 발표였다.

이날 기자는 왜 인천과 일산을 잇는지 의아했다. 아마 기자뿐만 아니라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많은 기자들이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사실 국토부 관계자 입장대로 인천과 일산 간 상호 연계성을 높이기 위해 연장한다는 이유도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 인천, 김포, 고양 모두 적지 않은 인구를 가진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이들 간의 교통 연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은 늘 있어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천을 지나 김포에서 일산으로 직접 이동하려면 현재로서는 김포대교나 일산대교를 이용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이마저도 차량을 이용하지 않으면 대중교통으로는 멀리 돌아가야 한다. 국토부 관계자 답변도 나름 일리가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날 김 장관이 급하게 간담회를 소집한 목적은 3기 신도시 광역 교통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었다. 인천과 일산을 연결한다고 해서 3기 신도시의 교통 문제가 획기적으로 해결되리라 보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들 도시가 모두 서울 서부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탓이다.

게다가 인천지하철 2호선 검단 연장은 예전부터 사업성이 좋을 것으로 예측돼 어느 정도 예견돼 있었다는 것도 일선 중개업자들의 중론이다. 기존 노선에 12㎞를 연장하는 것이 '대책'으로 탈바꿈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인천, 김포, 일산 등이 뛰어난 자족 기능을 확보한 도시들이 아니라는 데 있다.

인천의 경우, 원도심이나 항구 쪽으로는 나름대로 충분한 자족 공간이 마련돼 있다. 하지만 김포와 연결되는 계양구나 서구 일대는 여전히 서울 방면으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많다. 김포는 말할 것도 없고, 일산 역시 '베드타운'으로서 자족 기능에 취약점을 드러낸 곳이다.

이 같은 점에서 국토부의 이번 인천지하철 2호선 연결은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정부가 3기 신도시만큼은 완벽한 자족 기능을 갖춘 미래형 도시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최소 10년 뒤의 이야기다. 그 이전에 이들 지역에는 서울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대책 마련이 더욱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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