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스마트공장 우수中企 된 ‘동성사’…“최부장 멘토단 도움 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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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신보훈 기자
입력 2019-05-30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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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규제·인력난 속 스마트공장 도입하니 ‘생산성↑ 불량률↓’

  • 삼성전자 최승호 부장 등 멘토단 상주…제조혁신활동 밀착 지원

서울에서 차로 3시간. 농기계 운전석(cabin) 제조기업 ‘동성사’는 전북 익산시청에서 동쪽으로 14㎞ 떨어진 곳에 위치했다.

스마트공장 구축 우수 중소기업으로 손꼽히는 동성사는 농기계 트랙터용 운전석을 주력제품으로 생산한다. 곡물시장 침체와 탄소배출권 규제로 한때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이후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위기가 곧 기회라고 했던가. 동성사는 2016년부터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스마트공장 보급 사업에 참여해 제조 공정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생산성 및 품질 혁신 기법을 도입해 제조 전 분야의 혁신을 시도했다.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던 각종 비효율을 걷어내고 생산관리시스템(MES), 용접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자 생산성이 35% 올랐다. 표준화된 자동화 작업은 불량률을 58% 감소시켰다.

정철영 동성사 대표는 “40년간 제조업에 종사하면서 회사가 얼마나 바뀌었나 되돌아 보니 기계가 고장나면 새로 바꾸고, 바닥 페인트 색을 변경하는 게 다였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왔다고 하는데, 우리 기업은 힘든 용접 일을 배우려는 사람을 못 구해 기술자가 끊길 판이었다. 살아남을 방법은 표준화·규격화·간소화뿐이었다. 스마트공장을 도입하고 보니 똑똑한 공장(표준화된 공장)에는 똑똑한 사람(기술자)이 필요 없었다”고 경험담을 전했다.
 

정철영 동성사 대표(스크린 앞)가 전북 익산시에 위치한 동성사 공장에서 실시간 재고관리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중기부]


스마트공장을 도입하면서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받은 지원금은 1억5000만원이었다. ICT 융합과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에 들어가는 총 사업비 3억4000만원 중 44%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최근에는 제품 검사장비 제조공정을 디지털화하기 위한 1억원의 추가 지원을 신청했고,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동성사가 빠르게 스마트 공장을 구축하는 데는 숨은 조력자가 있었다. 삼성전자 스마트공장지원센터에서 파견된 최승호 삼성전자 스마트공장실행팀 부장 등 세 명의 멘토단이다.

삼성전자 멘토들은 동성사 제조 현장에 직접 투입돼 작업장 청소 방법부터 효율적 물류 동선 조언, 임직원 교육 등 제조현장 혁신활동을 도맡았다. 개별 제품에 대한 기술적 조언보다는 스마트공장을 구축하기 위한 기초적인 준비작업과 직원들의 습관을 개선하는 데 주력했다. ‘골목식당’에 백종원 선생이 있다면, 스마트공장 현장에는 삼성전자 멘토단이 있었던 것이다. 

최승호 부장은 “처음 동성사에 왔을 때 3D 작업하는 철물점 같다는 생각이 들어 정리정돈부터 시작했다. 스마트공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작업만 5차에 걸쳐 진행했다”며 “동성사뿐만 아니라 김 제조공장, 김치 제조공장 등 수많은 중소기업을 다니며 멘토링을 하고 있는데, 개별 제조기술이 아닌 ‘주방’(스마트공장)을 만드는 법을 전수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동성사는 2016년부터 중기부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에 참여해 표준화, 간소화 작업을 진행했다.[사진=중기부]


대기업 직원이 중소기업 현장에서 일하면서 발휘하는 시너지는 비단 스마트공장 구축에 그치지 않는다. 세계 1등 기업의 직원이 일하는 방식과 혁신에 대한 태도를 몸으로 배우면서 자연스레 더 큰 목표를 세우고, 세계 시장에 도전할 원동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현장의 반응이다.

정 대표는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감동이 오는 제품을 소위 명품이라고 한다. 우리 제품에 앉아 있을 때 과연 감동이 오느냐를 고민하고 있다”며 “삼성은 이미 명품을 만들고 있으니 그 노하우를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 삼성 직원들은 연구해서 같이 찾아보자고 답했다. 단순히 스마트공장 문제만이 아니다. 우리는 삼성에서 명품 만드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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