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은 픽션... 흠결투성이 공소장”… 법정서 큰 소리 친 양승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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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진 기자
입력 2019-05-29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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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소제기 자체가 부당. 없는 것을 포장해 나라 시끄럽게"...치열한 법정공방 예고

  • 7월 23일 1심 구속기간 만료... 두 달도 채 남지 않아

사법농단 의혹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소설이자 픽션이라며 검찰의 공소장은 흠결투성이라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법정에서 목소리를 높혔다. 양 전 대법원장은 29일 서울중앙지법 협사합의 35부(박남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정식재판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검찰이 말한 공소사실의 모든 것은 근거가 없는 것이고 어떤 것은 정말 소설의 픽션같은 이야기”며 “공소 자체도 부적법하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날 오후에 속개된 공판에서는 “법률전문가가 쓴 공소장이 아니라, 소설가가 법률자문 조금 받고 쓴 것 같다”면서 “이런 공소장은 처음 봤다”라고 여과없이 격한 표현을 쏟아냈다.

심지어 “(검찰이)재판거래, 블랙리스트 등 없는 것을 가지고 포장만 근사하게 해 온 나라를 시끄럽게 했다”며 “재판부가 부정적인 선입견, 예단을 가지게 해 공소장 일본주의를 위반할 뿐만 아니라 추측성 진술로 포장된 흠결투성이 공소장”이라고 직설적으로 분노의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 피고인석에서 꼿꼿하게 앉은 채 또박또박 자신의 주장을 펴, 앞으로 법정공방이 치열할 것임을 예고했다. 앞서 ​양 대법원장 측은 공판준비기일에서도 “검찰이 조물주처럼 공소장을 창조했다”며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법조계에서는 1심 구속기간 만료가 7월 23일이고 두 달도 채 남지 않았기 때문에 재판 장기화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다. 통상 피의자가 구속된 경우에는 재판진행을 빨리하지만 불구속 상태에서의 재판은 길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

이와 관련해 법조계 일부에서는 "공판준비기간에 4달이나 걸리는 듣도 보도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면서 "과거 판사시절의 양 전 대법원장은 결코 허용하지 않았던 일"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연합뉴스]


함께 기소된 박병대 전 대법관과 고영한 전 대법관도 사실관계는 물론 법리적인 문제까지 혐의 일체를 부인한다고 밝혔다.

특히 고 전 대법관은 모두발언을 통해 “이 자리에 섰다는 것만으로도 참으로 송구하다”면서도 “그 동안 잘못 알려진 것들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또한 자신이 법원행정처장 재임시절 벌어진 일이라는 이유만으로 공모·지시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며 “적절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고 해도 권한을 남용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2011년 9월부터 2017년 9월까지 대법원장을 지내며 자신에게 비판적인 판사들을 사찰하거나 상고법원 추진을 위해 사법행정권을 남용한 혐의 등 57개 범죄 혐의를 받는다.

한편 재판부는 오는 31일에도 서증조사를 거쳐 6월부터 본격적인 증인신문에 들어갈 예정이며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에 재판이 열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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