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 "라오스댐 유실사고 재조사 요청"...라오스 정부 불수용 땐 법적 분쟁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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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은 기자
입력 2019-05-29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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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해보상 현재 논할 단계 아냐"...수주 당시 사고 대비 총 7.3억달러 보험 가입

  • 홍수 등 자연재해 원인 땐 보험 배상 가능...부실시공 탓 결론 땐 보장 불투명

  • 사고 책임 어디에 있든 대형 건설사로서 국내외 시공능력 신인도 영향받을 수도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SK건설이 29일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 '새들 댐' 유실 사고 원인 관련 NIC 측에 조만간 재조사를 공식 요청하기로 했다. NIC(National Investigation Committee)는 라오스 정부가 사고 직후 원인 규명을 위해 구성한 단체다.

SK건설이 계획대로 재조사를 공식 요청하면 이는 전날 라오스 정부가 해당 사고 원인으로 '콘크리트 대신 토양 사용' 등 시공법을 지적하며 새들 댐 시공을 맡았던 SK건설에 사고 책임을 돌리는 조사결과를 발표한 데 대한 SK건설의 첫 번째 대응조치다.

SK건설이 앞으로 재조사를 요청하더라도 라오스 정부 측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해당 사고의 원인 규명 논란은 막대한 규모의 피해 보상과 관련돼 있다.

이에 따라 라오스 정부 측이 SK건설의 재조사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사태가 국제 법적 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과정에서 SK건설은 이번 사고의 책임이 어디에 있든 국내외 대형 사업을 수행하는 건설사로서 시공능력 관련 신인도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이날 SK건설은 피해 보상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사고 원인이 확정된 게 아닌 만큼 자사의 사고 책임을 전제로 피해 보상을 검토할 입장이 아니라는 의미다.

SK건설은 현재 라오스 정부의 전날 조사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이유로 라오스 정부 측에 재조사를 요청키로 한 상황이다.
   
SK건설 관계자에 따르면 SK건설은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 댐 공사를 수주하면서 발주처인 PNPC 명의로 6억8000만 달러 규모의 건설공사 종합보험에 가입했다. 한국의 서부발전, 태국 전력회사, 라오스 현지 기업 등이 합작해 만든 법인인 PNPC는 현지 피해 주민 보상을 위해 5000만 달러 규모의 제3자책임보험도 들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라오스댐 사고가 불거졌을 당시 SK건설 안팎에선 재시공 비용이나 공사 지연으로 인한 지체보상금 등 사고로 인한 직접적 손실을 충당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이란 계산을 내놨다. 보험 가입 규모가 SK건설의 현지 공사비(6억5800만 달러)를 상회하는 규모인 데다, 공정률이 92.5%에 달하고 유실된 보조댐 1개와 달리 주댐 2개와 나머지 보조댐 4개엔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서다.

하지만 지난 28일 라오스 정부가 댐 붕괴의 근본적 원인으로 부실한 건설, 콘크리트 대신 토양 사용 등을 지적하면서 보험 보장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SK건설의 부담도 가중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따른다.

PNPC가 가입한 건설공사종합보험은 홍수, 범람 등 자연재해는 보장하지만 고의나 중과실에 따른 손해는 보장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3자책임보험의 경우에도 구체적 계약 내용이나 SK건설의 귀책사유에 따라 보험적용 여부나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

SK건설 관계자는 "보험사 쪽에서 보상액 평가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SK건설이 최근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이익은 86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재작년(2023억원) 대비 57%(1156억원) 이상 감소한 수준이다.

줄어든 영업이익 가운데 절반가량은 라오스 댐 공사 사고에 의한 것이다. SK건설은 복구공사 비용과 이재민 구호 및 피해복구 활동으로 인해 발생한 비용을 추정, 560억2768만원을 기타충당부채로 손실처리했다.

SK건설은 라오스 수력발전 사고와 관련해 560여억원의 기타충당부채 외에 도급액 감액 및 원가 조정에 의한 대규모 영업손실도 반영했다.

한편 라오스 정부는 해당 사고 직후 새들 댐 유실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NIC(National Investigation Committee)를 구성하고 IEP(Independent Expert Panel)에 사고 원인 조사를 의뢰했다. 전날 NIC는 IEP의 사고 원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IEP는 새들 댐 기초 지반에 투수성이 높고 침식이 용이한 토사층이 존재했고, 해당 토사층에 작은 물길이 형성(파이핑 현상)됐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했다고 추정했다. 기록적 폭우가 내리면서 댐에 가둔 물의 수위가 상승했고, 기초 지반에 수평형 작은 물길로 유수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토양이 약화하면서 새들 댐의 균형이 무너졌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7월 26일 라오스 아타페우주의 한 마을에서 한 남자가 침수된 도로를 따라 걷고 있다.[사진 = RF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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