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인사이드]'FLY HIGH'...비상하는 베트남 항공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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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언 기자
입력 2019-05-29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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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트남항공 매출액, 매년 최대치 기록...비엣젯 폭발적인 성장 ‘견인’

  • ‘롱탄국제공항’ 개항 통해 전환기 마련 “기존 공항 확장도 추진”

  • 美항공국, 베트남직항 연내 허용 전망..."베트남 항공역사 이정표"

베트남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항공시장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0년간 연평균 17.8% 성장이라는 폭발적인 수치에 힘입어 주요 항공사 매출액, 운항편수, 공항이용객 등 베트남 항공산업 주요 지표들이 매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최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베트남 항공산업은 2035년까지 연평균 8% 이상의 성장을 지속하며 아시아 4대 항공시장으로의 부상을 예고하고 있다”면서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 항공이용을 증대시키는 중산층의 확대, 신규 국제공항 개항 등 각종 호재는 향후 베트남 항공시장 전망을 더욱 밝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베트남항공 제공]


◆베트남 항공산업 쌍두마차, 베트남항공 vs 비엣젯항공

베트남 항공산업을 이끄는 힘은 항공업계 양대 축인 베트남항공과 비엣젯항공이다. 양대 항공사의 승객 분담률은 각각 국내운항 84%, 국외운항 67%에 이른다. 베트남 항공산업의 쌍두마차인 셈이다.

베트남항공은 베트남 최대 항공사이자 대표적인 베트남 국영기업이다. 1954년 창립돼 베트남 내 주요 공항을 기항지로 운항하는 대형 항공사(FSC·Full Service Carrier)로 베트남 정부가 8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018년 기준 베트남항공의 매출은 전년 대비 10% 늘어난 73조5000억동(약 3조5374억원)을 기록했다. 에어버스 A321(58대), A350(10대), A330(5대), 보잉787(11대), ATR(10대) 등 총 110여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항공서비스 전문 조사업체인 스카이트랙스에 따르면 베트남항공은 베트남 항공업계에서 유일하게 별 4개의 평점을 받은 항공사로 장거리 노선에 특화돼 있다.

지난해 베트남항공을 포함한 그룹의 연결 총매출은 처음으로 100조동을 넘어섰다. 세전이익은 2조8000억동을 달성했고, 관련 국가예산에도 6조6000억동을 기여했다. 이는 베트남 최대 기업이라는 빈그룹의 지난해 전체 매출(5조9000억원)에도 크게 뒤처지지 않는 수준이다.

최근 베트남항공은 비엣젯항공의 성장, 뱀부항공의 진입 등 신규 항공사와 치열한 경쟁구도가 펼쳐지면서 또 다른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내년까지 정부 지분율을 51% 수준으로 대폭 낮추고 투자금 유치에 나서 업계 선두 자리를 지켜낸다는 방침이다.
 

[사진=비엣젯항공 제공]

비엣젯항공은 베트남 항공업계의 '신데렐라' 같은 존재다. 2011년 창사 이래 지난 9년간 수십배의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지난해에는 분기별 국내 승객분담률 부문에서 처음으로 베트남항공을 근소한 차이로 앞질렀다.

지난해 총 매출액은 52조4000억동으로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 세전이익은 5조8300억동, 여객부문 매출은 약 49% 증가한 33조8000억동으로 당초 목표치의 112%에 달했다.

2023년까지 보유 여객기를 200대로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진 비엣젯항공은 지난해 미국 보잉과 항공기 100대를 113억 달러(약 13조원)에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유럽 에어버스의 A321 기종 20대도 구매할 계획이다.

비엣젯항공은 베트남 항공업계 최초 상장기업이기도 하다. 시가총액 상위기업집단인 VN30지수에 속해 있으며, 시가총액이 75조동에 이른다. 비엣젯항공은 연내 2240만주를 추가 발행하는 등 자본시장 자금 조달을 통해 공격적인 투자와 영업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는 목표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비엣젯은 2017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베트남 최고 상장기업으로 꼽혔다. 대주주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응우옌티프엉타오는 베트남의 첫 여성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다.

◆공항·미주노선 신설 글로벌 항공시장 진입 목표

지난해 베트남 공항 이용객 수는 전년 대비 13% 증가한 1억600만명에 달했다. 항공산업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호찌민 딴손녓, 하노이 노이바이 등 주요 공항은 이미 수년 전부터 전담 물동량 한계치에 이르렀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에 따라 베트남 정부는 2030년까지 총 350조5000억동의 자금을 마련하고 2020년까지 우선적으로 84조4000억동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2025년 완공계획인 롱탄국제공항. [사진=베트남통신사(TTXVN) 제공]


특히 롱탄국제공항 신설은 베트남 항공업계 인프라 확장을 이끄는 핵심 프로젝트다. 베트남 정부는 넘치는 항공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호찌민 시내에서 서쪽으로 30㎞ 떨어진 곳에 롱탄국제공항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거대 사업비가 투입되는 베트남 정부의 국책사업으로, 내년까지 완료를 목표로 타당성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롱탄국제공항 1단계 공사가 완료되는 2025년이 되면 연간 여객 2500만명, 화물 150만t을 처리할 수 있게 되며, 2035년 2단계 사업을 마치면 처리량이 각각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베트남 정부는 호찌민 딴손녓공항, 하노이 노이바이공항 확장 외에도 6곳의 공항에 대해 신설 수준의 확장공사를 계획하고 있다. 특히 기록적인 정체가 심해지고 있는 딴손녓공항의 경우 제3터미널 증축과 주변 도로 인프라 확장이 논의 중이며, 노이바이공항에는 신규 물류센터를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기존 28곳에 달하는 국내 공항도 대대적으로 정비한다. 그동안 여객수요가 적었던 깜라인, 껀터 등 지방 공항은 운영을 축소해 효율화하고 수요가 많은 공항에 지원인력과 관련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베트남 정부는 먼저 정부자금을 확보하면서 부족한 부분은 각 항공사, 업계 민간출자방식(PPP) 등 자금 조달을 통해 계획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최근 베트남항공국(CAAV)은 미국연방항공국(FAA)의 승인을 받아 연내부터 베트남에서 미주직항 노선을 신규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그간 CAAV의 숙원 사업으로 유럽, 아시아 일대로 제한됐던 베트남 항공업계의 노선이 대폭 확장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은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연결하는 전략적 위치에 있다”며 “미주노선 확대와 신공항 개항에 맟춰 베트남 항공업계가 환승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항공시장 확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AAV에 따르면 2017년 공동운항편을 통한 베트남~미국 간 항공노선은 총 68만9000명의 탑승객을 유치했다. 2010~2016년 한 해 평균 8.4% 증가했다. 이 중 로스앤젤레스~베트남 노선 탑승객이 가장 많았으며, 샌프란시스코~베트남 노선은 둘째로 나타났다.

라이쑤언탄 CAAV 국장은 “현재 우리 측은 미국의 까다로운 안전 심사를 모두 통과하고 최종 평가를 기다리는 중”이라며 “시험비행 이후 긍정적인 결과가 나온다면 곧 미주노선 취항 계획을 발표할 것이다. 이는 베트남 항공역사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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