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은 천국" 홍콩 2대 부호 리자오지의 은퇴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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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9-05-29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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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룸버그 인터뷰 "홍콩은 천국…걱정 없다" 홍콩 경제 자신감 내비쳐

  • 28일 주주총회서 공식 은퇴…두 아들에 130조 '비즈니스제국' 물려줘

"홍콩은 천국이다. 홍콩 경제에 대한 걱정은 없다."

홍콩 2대 부호인 91세 노장 리자오지(李兆基) 헝지자오예(恒基兆業, 핸더슨부동산, 이하 헝지)그룹 회장이 현직에서 물러나기 전 블룸버그 통신과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홍콩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리 회장은 지난 28일 주주총회에서 공식 은퇴했다. 

리 회장은 인터뷰에서 "홍콩은 여전히 양호한 비즈니스 환경을 가지고 있다"며 "세수제도는 단순하고 세율도 매력적인 데다가 법치도 완비되고 인재도 집중돼 있어서 글로벌 금융허브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홍콩은 시대의 흐름에 맞춰 인재를 유치해야만 계속해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조언했다. 또 중국 본토 도시들과의 경쟁에만 힘을 쏟지말고 함께 협력해서 발전해 나갈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리 회장은 홍콩은 중국 본토를 배후로 둔 '복받은 땅(福地)'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는 홍콩 부동산 시장 발전에도 유리하다며 홍콩의 향후 집값에 대해서도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최근 금리가 장기간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 데다가 중화권 사람들의 내집 마련에 대한 애착을 그 이유로 들었다. 다만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 리스크에 대해선 주의해야 한다고 리 회장은 경고했다.

리 회장은 자신의 뒤를 이을 두 아들에 대한 믿음도 내비쳤다.

리 회장은 지난 28일 주주총회에서 공식 은퇴하고 평생을 일군 헝지그룹 경영권을 두 아들인 장남 리자제(李家杰, 피터 리)와 차남 리자청(李家誠, 마틴 리)에게 넘겼다. 리자제가 중국 본토 사업을, 리자청이 홍콩 사업을 주로 담당한다. 사실 리 회장은 이미 수 년전부터 그룹 계열사 주요 보직에서 물러나며 은퇴를 준비, 두 아들에게 사실상 사업을 맡겨온 것으로 전해졌다.

리 회장은 "두 아들은 모두 잘 하고 있다며 100점 만점에 100점도 줄 수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리 회장은 "장남 리자제는 융통성 면에서, 차남 리자청은 실용성 면에서 뛰어난 면모를 보인다"며 둘이 각각 중국 본토 사업과 홍콩 사업에 적합하다고 평했다. 최근 들어 중요한 결정에 있어서 모두 두 아들과 상의해 결정했다고도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은퇴 후 사회 자선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것이라고도 전했다.
 

28일 주주총회에서 공식 은퇴한 홍콩 2대 부호 리자오지 헝지그룹 회장(가운데)와 장남 리자제(오른쪽), 차남 리자청.  [사진=AP·연합뉴스]


리자오지 회장은 홍콩에서 부동산 개발 사업으로 시작해 현재 에너지, 호텔, 교통, 유통소매 등까지 사업을 확장해 오늘날 1090억 달러(약 130조원) 규모의 '헝지 제국'을 일궜다.  올해 포브스 부호 순위에서 자산 300억 달러로, 홍콩 최대 부호인 청쿵그룹 창업주 리카싱의 뒤를 이어 홍콩 부자순위 2위에 올랐다.

리 회장의 은퇴로 홍콩을 주름잡던 4대 부호 시대도 이로써 막을 내리게 됐다. 홍콩 4대 부호라하면 리카싱(李嘉誠, 2018년 은퇴) 청쿵그룹 창업자, 궈더성(郭得胜, 1990년 사망) 신훙지(新鴻基) 그룹 창업자, 정위퉁(鄭裕彤, 2016년 사망) 신스지그룹 창업자와 함께 꼽힌 인물이다.

1928년생으로, 올해 91세인 리 회장은 중국 광둥성 순더 출신으로, 초등학교 졸업이 그의 학력의 전부다. 20세때 어린 나이에 단돈 1000홍콩달러만 달랑 가지고 홍콩으로 건너가 부동산 개발투자로 떼돈을 벌었다. 이후 83년엔 중화가스를 인수, 에너지 등으로 사업 분야를 확대했다. 중국 본토에서도 부동산 개발 사업을 벌였는데, 베이징 중심 창안제(長安街) 인근엔 헝지그룹 오피스빌딩과 쇼핑센터가 입주한 헝지센터도 건설했다.

지난 2017년 헝지그룹은 홍콩 도심 센트럴(中環) 머레이(美利)로드 인근 주차장 용지 입찰을 당시 232억8000만 홍콩달러(약 3조3400억원)에 낙찰받았다. 당시 이 부지의 제곱피트당(0.09㎡, 0.03평) 가격은 5만64홍콩달러로 상업용 용지 중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우리나라 언론에도 오르내렸다.

사실 리자오지 회장은 부동산으로 부를 일궜지만 부동산을 100% 신봉하지 않았다. 그는 대신 뛰어난 안목으로 에너지, 주식 투자를 통해 돈을 벌어들인 것으로 유명하다. 일각에서는 그를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에 빗대 '아시아의 워런 버핏', '아시아의 주식의 신(神)'이라 부르기도 했다.

리 회장의 뒤를 이이어 헝지제국을 이끌 두 아들에도 관심이 쏠린다. 올해로 56세인 리자제는 1985년 이미 헝지그룹에 입사해 1993년 부주석직에 올랐다. 현재 중국 정치 잔문기구인 전국정치협상회의(정협) 상무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만큼 중국 본토에 광범위한 인맥을 가지고 있다는 평이다. 차남 리자청은 올해 48세로 1993년 캐나다에서 대학 졸업을 마치고 헝지그룹에 입사해 헝지그룹 산하 계열사 주석직을 맡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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