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도발에 北화물선 압류로 압박 고삐..교착 장기화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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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9-05-10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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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법무부, 대북제재 위반 北화물선 압류..몰수 위한 소송도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후 이어진 북·미 협상 교착 상태가 장기화될 조짐이다. 북한이 미사일 실험으로 도발 수위를 높이자 미국 정부가 대북 제재를 위반한 북한 선박을 직접 압류하면서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9일(현지시간) 미국과 유엔 제재를 위반하고 불법으로 석탄을 운반한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Wise Honest)'호를 압류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이 대북 제재 위반으로 북한 선박을 압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법무부는 와이즈 어니스트호를 몰수하기 위해 뉴욕 연방법원에 와이즈 어니스트호에 대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1만7000t급으로 북한에서 두 번째로 큰 화물선인 와이즈 어니스트 호는 지난해 3월 북한 남포에서 석탄을 싣고 출항했다가 다음 달 인도네시아 당국에 억류됐다. 이후 수 개월 동안 국제 당국 간 협의 끝에 현재 미국령 사모아로 이송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와이즈 어니스트호가 미국 재무부 제재 대상인 송이무역회사 자회사인 송이해운 소속으로, 석탄 수출과 중장비 수입에 이용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뉴욕남부지법은 작년 7월 이 선박에 대한 압수영장을 발부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북한 선박 압류 소식은 북한이 9일 오후 평안북도 신오리에서 두 차례 미사일 발사를 실험한 것으로 알려진지 몇 시간 만에 나왔다.

법무부는 미사일 발사와 화물선 압류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으나,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의지를 담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에도 북한에 ‘빅딜’ 수용을 요구하면서 압박 기조를 강조해왔다.

특히 이번 선박 압류는 북한의 불법적 제재 회피에 엄격히 대응하겠다는 압력으로 비춰진다. WSJ은 석탄 수출과 석유제품 수입에서 북한의 제재 회피는 북한 비핵화를 위해 경제 제재로 압박해 온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골칫덩이었다고 지적했다.
 

대북 제재 위반으로 미국에 압류된 북한 와이즈 어니스트호 [사진=AP·연합뉴스]


북한이 선박 압류에 어떻게 대응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북한은 60일 안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북한은 미국을 향해 군사 도발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북한이 요구하는 것은 단계적 비핵화와 제재 완화다. 그러나 미국이 압박 일변도로 대응하자 미사일 실험을 재개하며 도발 빈도와 수위를 모두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지난 4일 단거리 발사체 발사 일주일도 안돼 9일 다시 미사일 실험에 나선 게 그렇다. 블룸버그통신은 "제재 완화가 없을 경우 김 위원장이 더 과감해질 수 있다"고 봤다. 

미국 국방부는 9일 북한이 쏜 발사체가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발표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쏜 것은 2017년 11월 20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5형’ 발사 이후 1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그간 북한의 핵·탄도 미사일 실험 중단을 외교적 치적으로 내세우던 트럼프 대통령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9일 “북한의 미사일은 단거리 미사일”이라면서 “그 누구도 이에 대해 행복하지 않다. 그들(북한)이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한층 강경한 반응을 내놓았다. 지난 4일 단거리 발사체 발사 뒤 "김정은은 내게 한 약속을 깨고 싶어하지 않는다. 합의는 이뤄질 것"이라고 낙관하던 것과 비교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9일 “북한은 경제적으로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 나는 그들이 그것을 날려버리라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북한과 대화 궤도를 유지하고자 하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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