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상장사 쇼크'에 코스닥 시장조성자도 '악'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승재 기자
입력 2019-04-29 21:35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사진=한국거래소 제공]]


코스닥을 또다시 뒤흔드는 '중국계 상장사 쇼크'에 시장조성자로 나선 증권사도 놀랐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한국투자증권은 코스닥 시장조성종목 13곳 가운데 이스트아시아홀딩스와 차이나그레이트 2곳을 이날부터 뺐다. 이스트아시아홀딩스와 차이나그레이트는 각각 외부감사인 미선임과 감사의견 거절을 이유로 주식거래를 정지당한 상태다. 한국투자증권은 두 종목 대신 대유위니아와 디딤을 새로 넣었다.

한국거래소는 연초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 3곳과 시장조성자 계약을 맺었다. 3개 증권사는 유동성 부족에 시달려온 코스닥 상장사 40곳을 대상으로 시장조성을 지원해왔다. 증권사가 직접 주식매매 호가를 내놓아 체결을 원할하게 만드는 식이다.

◆시장조성자가 '대주주 먹튀' 도운 꼴

상장폐지 위기에 처한 이스트아시아홀딩스와 차이나그레이트는 '대주주 먹튀' 논란까지 낳고 있다. 시장조성자인 증권사 역시 유동성을 공급해 이를 도운 셈이다. 증권사가 일찌감치 시장조성종목에서 해당 상장사를 뺄 기회도 많았다.

이미 차이나그레이트는 2018년 11월 250억원에 달하는 사채를 못 갚았다고 공시했다. 우여우즈 차이나그레이트 대표는 같은 해 8월부터 12월까지 회사 주식 2675만주를 팔았다. 차입 담보로 잡힌 주식을 빼고 모두 처분한 것이다. 이러는 과정에서 지분율은 37.14%에서 15.89%로 줄었다.

사모펀드 SBI팬아시아는 우여우즈 대표에게 돈을 빌려주면서 차이나그레이트 주식 2000만주를 담보로 잡았다. 해당 대출계약에는 우여우즈 대표가 잔여 지분을 처분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도 붙였다. 우여우즈 대표는 이를 어겼고, SBI팬아시아도 담보 주식을 팔기 시작했다.

피해는 고스란히 일반투자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차이나그레이트 주가는 2018년 8월 31일 52주 최고가(980원)를 기록했다. 거래를 정지당한 이달 18일 주가는 518원으로 약 47% 빠졌다.

이스트아시아홀딩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다. 중국인 주요주주인 정장위씨는 이달 15~16일 보유주식 718만주(7.20%)를 모두 팔았다. 주가는 지분을 팔기 시작한 날부터 주식거래를 정지당한 19일까지 319원에서 230원으로 28% 가까이 내렸다.

◆상장 주관사·거래소 책임론 불가피

차이나그레이트와 이스트아시아홀딩스 상장을 각각 주관했던 NH투자증권과 교보증권에 대해서도 책임론이 나올 수 있다. 중국계 상장사는 우리 주식시장에서 번번이 사고를 일으켜왔고, 그때마다 상장 주관사와 투자자 사이에 분쟁이 벌어졌다.

상장심사를 맡고 있는 거래소 역시 이런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거래소는 뒤늦게 외국계 기업에 대한 상장심사를 강화하고 있다. 1년 전 우리 주식시장에 상장한 외국계 기업이 JTC와 윙입푸드 2곳뿐인 이유다.

거래소 관계자는 "중국계 상장사라는 이유만으로 시장조성종목에서 뺄 수는 없었다"며 "문제가 일어날 것이라고 미리 가정할 수 없으니 증권사에 맡긴 것"이라고 말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시장조성종목을 뽑을 때 문제 기업은 걸러낸다"며 "뒤늦게 사고가 났기 때문에 종목 교체가 최선이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