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위, 애플코리아의 카이스트 반도체 특허침해 조사 당사자 간 합의로 종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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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길 기자
입력 2019-04-25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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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이아이피, 조사신청 철회서 제출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는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387차 회의에서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의 지식재산권 관리 자회사인 ㈜케이아이피가 애플코리아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권 침해 조사를 종결했다.

앞서 케이아이피는 애플코리아가 수입한 아이폰 시리즈와 아이패드 시리즈에서 카이스트의 핀펫(finFET) 반도체 특허 기술이 사용됐다며 2017년 4월 불공정무역행위 조사를 신청했다.

카이스트의 핀펫 반도체 특허는 스마트폰·태블릿PC의 두뇌에 해당하는 응용 프로세서(AP) 제조에 사용되는 기본 소자에 관한 기술이다.

케이아이피는 대만의 파운드리 업체인 TSMC가 아이폰과 아이패드 시리즈의 AP칩을 제조해 납품하는 과정에서 카이스트의 특허 기술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발해 애플코리아가 특허심판원에 카이스트 특허 무효 심판을 청구하고 TSMC가 카이스트를 상대로 한국과 대만 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하면서 무역위원회 조사로 시작된 카이스트 특허권 분쟁은 국내외 기업 간 국제적 분쟁으로 확대됐다.

무역위원회는 당사자들의 서면 공방, 기술설명회 등을 진행하며 특허의 유효성 및 침해 여부를 조사하던 중 지난 3월 29일 케이아이피가 당사자 간의 합의를 이유로 조사신청 철회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철회서에 구체적인 합의 조건이 기재되지 않았지만, 무역위원회는 특허 로열티 지급 등을 포함해 양 당사자 간 충분한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추정했다.

무역위원회는 당사자들의 의사를 존중해 조사를 종결하기로 결정했다. 특허심판원과 민사법원에 계류 중인 관련 특허권 분쟁도 모두 취하될 예정이다.

케이아이피는 삼성전자와도 핀펫 기술을 두고 분쟁 중이다.

2016년 케이아이피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모바일 관련 특허 기술(벌크 핀펫)과 관련해 삼성전자를 특허침해 혐의로 미국 법원에 고소했다.

케이아이피는 미국 인텔의 경우 약 100억원의 특허 사용료를 내고 이 기술을 정당하게 이용하지만, 삼성은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애당초 자체 개발 기술을 이용하고 있고 소송 대상이 된 기술도 국가 지원으로 이뤄진 연구의 성과물이므로 국가 핵심기술에 해당하기 때문에 특정 업체가 거액의 특허료를 받을 권리는 없다는 주장을 동시에 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의에서는 믹서기 요리책의 저작권과 관련된 조사 결과도 나왔다.

지난해 10월 가열 겸용 믹서기 제조업체인 ㈜로닉은 국내 다른 중소기업 A사를 상대로 주장한 저작권 및 특허권 침해를 주장했다.

여기서 가장 쟁점이 된 것은 믹서기로 만들 수 있는 요리 레시피를 모은 요리책에 대한 저작권 성립 여부였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요리책 저작권 문제가 다뤄진 적이 거의 없다.

무역위는 기술설명회, 현지 조사, 전문가 감정 등을 진행하면서 국내외 판례 등을 면밀하게 검토한 결과 A사가 불공정무역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판정했다.

A사가 수입한 책자에서 신청인의 요리책과 같거나 비슷한 표현이 발견되지만, 신청인 요리책은 개별 레시피에 창작적 표현이 없고 레시피의 선택과 배열에도 편집자의 개성이 나타나지 않아 저작권법의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특허권 사건에 대해서도 A사와 로닉의 제품이 일치하지 않아 불공정무역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A사는 조사 대상 물품의 수입과 국내 판매를 계속할 수 있게 됐다.

[사진 = 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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