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종합검사 톺아보기] ②한화생명, 건전성 '옥에 티'···대형 3사 중 가장 취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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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19-04-2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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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급여력 비율 212.2%···평균 271.2%보다 59%p 낮아

  • 2~3년간 자본확충 통한 노력에도 지표 개선하지 못해

  • 금융소비자 보호 측면, 대형사 중 유일 민원건수 줄여

#4년 만에 부활한 금융감독원 종합검사 탓에 전 금융권이 긴장하고 있다. 앞서 금감원은 종합검사 대상을 선정하기 위해 평가지표를 사전 공개했고, 메리츠화재·한화생명·KB국민은행 등을 선정해 이르면 다음 달부터 검사를 실시한다. 본지는 금감원의 평가지표를 활용해 해당 금융사가 종합검사 첫 대상으로 선정된 원인을 분석해봤다.
 

[사진=금융감독원, 각 금융사]

올해부터 금감원이 시행하는 '유인부합적 종합검사(이하 종합검사)'의 세부 시행방안을 살펴보면 종합검사 대상 선정을 위한 '평가지표'가 포함돼 있다. 각 금융권역마다 세부적인 항목과 배점이 다르나 전반적으로 △금융소비자 보호 △건전성 △내부통제·지배구조 △시장영향력 등에 관한 사항을 평가지표로 활용한다.

보험권역에서는 시장영향력 항목의 배점이 20점이나 된다. 세부항목을 보면 자산 규모(10점)와 초년도 보험료 규모(10점)다. 금융소비자 보호나 건전성, 내부통제 항목에서 점수가 비슷하다면 자산·보험료 규모가 많아 보험시장에 영향력을 크게 미치는 대형사부터 종합검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이 배점은 특히 생명보험업권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은행·손보업권은 열손가락에 모든 금융사를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수가 적은 반면, 총 24개사가 경쟁하는 생보업권에서는 대형사와 소형사의 차이가 매우 큰 탓이다.

금감원이 생보업권 첫 종합검사 대상자로 한화생명을 선정한 것도 이 시장영향력 항목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말 기준 한화생명은 자산 규모 114조3025억원, 초회보험료 14억2398억원으로 각각 생보업계 2위를 기록했다.

생보업계 최하위인 교보라이프플래닛과 비교하면 자산·초회보험료 규모는 각각 576배, 125배 넘는 수준이다. 때문에 한화생명은 금융소비자 보호, 건전성, 내부통제 등 대부분 지표에서 중소형 보험사보다 훨씬 나은 모습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금감원 종합검사 첫 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시장영향력 항목에서 비슷한 점수를 받은 다른 대형 생보사와 비교하면, 한화생명은 건전성 측면에서 약점을 드러냈다. 생보업계 전체적으로는 상위권의 성적이지만 대형 생보사만 한정해서 살펴보면 약점이 뚜렷한 셈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한화생명의 지급여력(RBC) 비율은 212.2%로 자산 규모 100조원을 초과한 대형 3사 중에서 가장 낮았다. 이는 같은 시기 생보사의 평균 RBC 비율인 271.2%보다 59%포인트 낮다. 경쟁사인 삼성생명(314.3%)이나 교보생명(311.8%)이 업계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눈에 띄게 낮은 수준이다.

한화생명은 최근 2~3년 동안 자본 확충을 통해 RBC 비율을 끌어올리려 노력하고 있으나 쉽게 지표를 개선하지 못하고 있다. 2017년 국내 최초로 신종자본증권을 공모 발행하는 등 경쟁사가 시도하지 않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자본 확충을 꾀하고 있으나 오히려 RBC 비율은 낮은 수준이다.

다만 한화생명이 다른 대형 생보사보다 비교 우위인 부문도 많았다. 금융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오히려 대형 3사 중 유일하게 직전 3년 대비 지난해 민원건수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보험금 부지급률 0.88%, 불완전 판매비율도 0.09%를 기록해 경쟁사보다 나은 모습을 보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보업계 1위인 삼성생명이 보복 검사 논란 때문에 종합검사 순위가 뒤로 미뤄지면서 2위인 한화생명이 대상으로 선정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며 "금감원의 평가지표를 보면 대형사를 우선 검사하겠다는 생각 같다"고 말했다.

한편 아주경제는 이번 분석을 진행하면서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금감원의 종합검사 대상 선정을 위한 평가지표를 그대로 활용했다. 각 금융권별로 확인할 수 있는 세부항목을 취합한 결과 금감원이 공개한 평가지표의 60%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나머지 40% 가량은 대외비로 분류되거나 각 금융사마다 분류가 상이해 공정성을 확보하가 어려워 평가에서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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