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또 노사 대치 위기...이동걸 산은 회장 리더십 타격

한영훈 기자입력 : 2019-04-22 18:33

22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한국지엠(GM) 본사 연구소 건물에서 한국GM 노동조합이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 제공]

한국GM 노사가 또다시 균열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초 신설된 연구개발(R&D) 법인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GMTCK)’의 단체협약 내용 중 일부를 변경하는 안건을 두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서다. 노조는 정상적인 수순을 밟은 뒤, 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이다. 만약 파업이 현실화된다면, 작년 말 GMTCK 분리 반대 투쟁 이후 4개월 만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는 22일 GMTCK 소속 조합원 2066명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투표는 오는 23일 오후 1시까지 진행된다. 전체 조합원 중 50% 이상이 찬성하면, 합법적 파업이 가능한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노조 측 관계자는 “(쟁의권 확보 시) 사측과 집중 교섭 등을 거쳐 파업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회사가 단협 내용을 법인 분리 전과 다르게 제시하는 점에 특히 반발하고 있다. 신설법인의 근로조건이 기존과 변함없을 거라던 이전 설명과 대치된다는 주장이다. 회사는 현재 단체협약 총 133개 조항 중 약 70개 조항에 대한 삭제 또는 수정을 요구 중인 걸로 전해졌다. 이 중 노조는 차등 성과급 도입과 징계 범위 확대, 정리해고 일방 통보 가능성, 노조 활동에 대한 사전 계획서 제출 등을 문제 삼고 있다.

당성근 한국GM노조 교육선전실장은 “핵심 안건의 경우 한두개만 바꿔도 노조활동에 대한 기본적인 권리가 무너지게 되는 구조”라며 “노조의 권리를 침해하는 안건 변경 요구에 대해서는 타협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사측은 R&D 법인 특성을 고려한 단협 내용 수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국GM 관계자는 “GMTCK는 연구원이 대부분인 만큼, 생산직 위주의 단협을 그대로 적용하는 건 부적절하다”며 “새로운 법인의 경영 현실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단협 역시 새로 진행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노조의 파업이 현실화되면, 한국GM의 경영정상화 과정은 또 한 번 난관에 봉착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의 완성차 판매는 연 60만대에서 최근 3년간 50만대 선으로 떨어졌다. 지난 3월 내수 시장 판매량이 6420대로 전년 대비 소폭 반등했지만, 이마저도 위협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차세대 신차 개발에도 차질을 겪을 전망이다. GMTCK에서 연구ㆍ개발을 진행 중인 CUV(크로스오버 유틸리티차)가 직접적인 타격 대상이다. GM은 CUV의 개발ㆍ생산 권한을 한국에 부여한 뒤, 신설법인에 힘을 싣고 있다. 이외 미국 GM 경영진의 불신이 커질 가능성도 상존한다.

이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리더십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이 회장은 작년 12월 한국GM의 R&D 법인 분리에 대해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GMTCK는 분리 이후 단협 승계 외에도 연구개발 물량 축소 등을 두고 지속적인 논란을 빚고 있다”며 “만약 파업이 실제로 이뤄지면, 이 회장의 리더십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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