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 동북아 확산 비상… 돼지고기 가격 요동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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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19-04-18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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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위험설에 한반도도 비상... 통일부 "협력 필요성 전달"

  • 中 돼지고기 공급에 총력... 미국·유럽에 손 뻗어

  • 돼지고기 '금값' 될까... 내년까지 78% 급등 전망도

지난해 8월 중국에서 발병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아시아 곳곳으로 번지면서 각국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은 사실상 전역이 ASF 영향권에 들었고, 중국과 국경을 맞댄 베트남과 몽골에 이어 캄보디아에서도 이달 초 첫 발병 사례가 확인됐다. 

중국은 돼지고기 공급이 급감하자 전 세계 돼지고기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태세다. 전문가들은 중국 내 돼지고기 가격 급등세가 다른 육류로 확산되는 건 시간문제라고 경고한다.

아프리카형 돼지 콜레라인 ASF는 치사율 100%에 예방백신도 개발되지 않은 전염병이다. 중국을 중심으로 주변국으로 급속히 번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태국과 필리핀도 곧 사정권에 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청정지역’이었던 한반도에도 초비상이 걸린 상태다.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가 최근 북한을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위험국가로 꼽으면서다. 정부는 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섰다. 통일부 당국자는 18일 “북한 내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나 북한 내 발병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돼지열병의 유입을 막기 위해 남북 간 협력 필요성을 북측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최근 정부 합동 담화문을 발표하며 돼지열병의 국내 유입 예방을 위한 주의와 협조를 당부했다.

농협도 특별 방역 등의 조치를 예고했다. 농협 축산경제는 이날 ASF 확산과 관련해 범농협 차원의 선제적 방역활동을 전개한다고 알렸다.
 

[사진=NNA]

중국에서는 돼지고기 공급 부족을 메우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에 따르면 중국은 곧 프랑스로부터 돼지고기 수입을 재개할 계획이다. 앞서 16일에는 중국이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기도 했다.

중국은 올 들어 돼지고기 수입을 대거 늘려 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1~2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10.1% 늘어난 20만7000t의 돼지고기를 수입했다. 지난달 1~7일에는 한 주 전보다 8배나 많은 2만3846t의 미국산 돼지고기를 구매했다.

네덜란드 투자은행인 라보뱅크는 중국 전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돼지 2억 마리가량이 폐사하거나 살처분됐다며, 이로 인해 올해 중국의 돼지고기 생산량이 3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는 미국 돼지 생산량의 3배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첸준 판 라보뱅크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돼지고기 공급 부족을 메우려면 전 세계 돼지를 모두 모아도 역부족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죽하면 중국이 무역전쟁으로 수입관세가 12%에서 62%로 오른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을 늘리려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중국 내 돼지고기 가격은 이미 급등세를 탔지만,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상승폭을 더 키울 전망이다. '황금돼지해'를 맞아 돼지고기 가격이 그야말로 '금값'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과 베트남 등지에서는 이미 매점매석 조짐이 일고 있을 정도다.

중국 농업농촌부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내 돼지고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7.6% 상승했다. 일본 투자은행 노무라는 지난 2월 ㎏당 18.5위안(약 3100원)이던 중국 내 돼지고기 값이 2020년에는 78% 뛴 33위안으로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봤다.

중국 내 돼지고기 가격은 현재 국제가격보다 약 11% 높은 수준인데, 돼지열병 사태가 이어지면 국제가격도 뛸 수밖에 없다. 안 그래도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돈육 선물가격은 지난 3월 이후에만 70% 넘게 뛰었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중국 내 ASF가 얼마나 심각한지 정확히 모른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 돼지고기의 절반, 전체 육류의 28%를 소비하는 중국에서 돼지고기 가격이 계속 오르면 육류 가격의 가파른 상승세가 전 세계로 번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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