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맥경화' 치료할 두산 박정원의 '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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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태웅 기자
입력 2019-04-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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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료전지·전지박 부문 상장 분리

  • 성장가능성 높아 몸값 크게 뛸듯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사진)이 그룹의 유동성을 높일 묘책을 제시했다. 바로 지주사인 ㈜두산의 핵심 사업인 연료전지와 전지박 부문을 분리해 각각 상장키로 한 방안이다. 상장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18일 두산그룹에 따르면 ㈜두산이 주요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키로 한 데는 박정원 회장의 판단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그룹 전체가 아닌 ㈜두산 자체적으로 내린 것"이라며 "당연히 ㈜두산의 회장인 박 회장이 최종 결정권자였다"고 설명했다.

앞서 ㈜두산은 오는 8월 13일 분할 승인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기존 연료전지, 전지박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하는 안건을 통과시킨 바 있다.

두산그룹은 오는 10월 18일 각각 가칭 두산퓨얼셀(연료전지), 두산솔루스(전지박) 등 두 신설법인과 존속한 ㈜두산 등 3개사를 재상장, 변경상장키로 가닥을 잡았다. 두산퓨얼셀과 두산솔루스는 상장 이후 몸값이 큰 폭으로 뛸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성이 커서다.  

김한이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18년 실적 기준 상대가치평가를 적용할 경우 두산퓨얼셀과 두산솔루션의 예상 시가총액은 각각 1940억원, 454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는 인적분할 비율인 ㈜두산 존속법인 90.6%, 두산퓨얼셀 6.1%, 두산솔루스 3.3%를 토대로 최근 주가를 적용, 두 신설법인의 시가총액인 1096억원, 593억원 대비 최대 8배 가까이 뛰는 것이다. 

그룹 관계자는 "두 사업부문은 ㈜두산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크진 않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큰 신수종 사업"이라면서 "원활한 의사결정 등을 위해 선제적인 상장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그룹은 두 신설법인이 상장될 경우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데 용이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아무래도 투자 유치 등 자금을 수혈받는 데 용이해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는 재무 리스크가 커진 두산그룹에 가뭄의 단비가 될 수 있다. 현재 2018년 기준 두산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두산중공업과 두산건설의 부채비율은 각각 299.1%, 552.5%에 달한다. 이 가운데 두산중공업은 차입금만 4조2000억원에 이르고 있다. 

실제 두산그룹은 '돈맥경화'(자금 상황이 여의치 않은 상태)가 심각한 상황이다. 자금 부족으로 공사가 지연되면서 경기 성남시 분당 정자동에 짓고 있는 신사옥(디비씨) 준공 예정일이 애초 2020년에서 2021년으로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그나마 자금력이 있는 ㈜두산과 두산인프라코어가 두산건설과 두산중공업에서 보유한 디비씨 주식 57만8760주, 56만6040주를 각각 사들이면서 숨통이 트였다. 애초 디비씨 지분은 두산그룹 각 계열사들이 고르게 가진 바 있다. 

물론 일부에선 신설법인들의 규모가 워낙 작은 탓에 상장한다 해도 그룹 전반에 걸친 재무 리스크를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여러 자구책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박정원 회장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두산밥캣을 상장시킨 바 있는 만큼, 이번 신설법인 상장도 같은 노력의 일환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사진 제공= 두산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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