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해체 산업' 키운다…금융지원 늘리고 전문인력 양성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노승길 기자
입력 2019-04-17 10:3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정부, '원전해체 산업 육성전략' 발표

  • 549조원 글로벌 해체시장 진출…2030년 세계시장 점유율 10% 달성 목표

원전산업의 경쟁력을 노후원전해체, 폐기물 관리 등의 원전해체 산업으로 확장, 미래 핵심 먹거리로 키우기 위한 비전이 나왔다.

원전해체 사업을 세분화해 원전기업의 초기 일감을 만들고 금융지원, 전문인력 양성을 통한 전문 강소기업을 육성한다. '고리 1호기' 해체 실적을 발판으로 해외 해체원전 수주 등 글로벌 시장도 두드린다. 전문기업 확인제도 운영 등 산업육성을 위한 제도적 근거를 신설하고, 안전기준 명확화⋅해체 세부기준 조기 마련도 추진한다.

정부는 이 같은 육성전략을 통해 2030년대 중반까지 세계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하고 원전해체시장 5위권 수준까지 발전시키겠다는 목표다.

국내 최초 해체 원전이 될 고리 1호기 전경 [사진 = 아주경제DB]

산업통상자원부는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3차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원전해체산업 육성전략(안)'을 확정·발표했다.

이번 전략은 2022년부터 본격적인 해체 작업에 들어가는 고리 1호기를 발판으로 원전해체를 원전산업의 새로운 미래먹거리로 육성하고 글로벌 시장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운영원전은 453기, 영구정지 원전은 170기이며 이 중 21기만 해체가 완료된 상황으로 세계 원전해체 시장 규모는 549조원으로 추산된다. 특히 원전의 설계수명 등을 고려할 때 글로벌 시장은 2020년대 중반 이후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해체시장 역시 2020년대 후반부터 본격 확대될 전망으로 시장 규모는 최소 22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재 국내 원전산업은 건설·운영에 치우쳐져 해체 등 사후 관리 분야는 아직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이에 정부는 국내외 해체시장 확대에 대비해 생태계 창출과 산업역량 확충이 필요하다고 보고 △초기시장 창출 및 인프라 구축 △원전해체 전문 강소기업 육성 △단계적 글로벌시장 진출 지원 △제도기반 구축 등 4대 중점전략을 추진하기로 했다.

[자료 = 산업통상자원부]

구체적으로 원전기업의 초기 일감을 창출하고 역량을 키워갈 수 있도록 2022년부터 본격적인 해체 작업에 들어가는 고리 1호기 해체 착수 이전이라도 사업을 세분화해 준비 시설 등 가능한 부분부터 조기 발주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고리 1·2호기 터빈 건물 격리공사, 월성 1호기 최종해체계획서 작성 사전용역 등 25개 사업이 사전에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원전해체연구소를 신속하게 설립하고 관계부처, 관련 연구기관과 공동으로 기술 고도화·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산업부는 지난 15일 2021년 하반기까지 국내 첫 원전해체연구소를 원전 밀집 지역인 동남권의 부산·울산, 경주에 설립한다고 밝혔다.

부산·울산 접경지역인 고리원전 안에 들어서는 원전해체연구소는 경수로 분야이고, 경주 감포읍 일원에 설치되는 것은 그보다 규모가 작은 중수로해체기술원이다. 국내 원전 30기 가운데 26기가 경수로이고 나머지 4기가 중수로이다.

원전해체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전문기업 육성 정책도 눈에 띈다.

국내에 원전해체 기술을 가진 기업은 소수에 불과하고 아직 검증되지 않은 데다가 사업 물량이 가시화하지 않은 상태여서 사전 투자 확대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는 국내 원전기업이 해체 분야로 사업을 전환해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생태계 기반, 인력, 금융 등 종합지원을 추진하기로 했다.

500억원 규모의 원전기업 선도적 사업 전환 유도를 위한 '에너지혁신성장 1호 펀드'를 조성하고 원전해체 기업을 대상으로 금리인하·대출 등 정책자금을 지원한다.

지역과 협력해 인근 산업단지 등을 중심으로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기업집적과 생태계 활성화를 추진하고, 해체수요에 맞게 기존 원전인력의 단계적 전환을 유도하는 등 전문인력을 양성한다.

경주 원전현장인력양성원, 원자력협력재단, 지역별 테크노파크, 대학교 등과 협력해 2022년까지 1300명의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해체실적이 중요시되는 해체시장 특성상 국내 기업은 고리 1호기 해체를 발판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노릴 수 있다.

정부는 고리 1호기 해체 진도에 맞춰 3단계 글로벌 시장 진출 계획을 세웠다.

우선 2020년대 중반 선진국 단위사업을 수주하고, 2020년대 후반에는 원전 운영 경험 등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제3국에 선진국과 공동진출을 도모한다. 2030년대 이후에는 대만, 체코 등 제3국 단독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 육성에 발맞춰 안전한 해체관리를 위해 관련 규정을 정비⋅마련하고 대국민 정보공개도 확대한다.

전문기업 확인제도 운용 등 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적 근거를 신설하고 안전기준을 명확화하는 동시에 해체 세부기준 조기 마련을 추진한다.

원전해체로 발생하는 폐기물 등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관련 정보공개를 확대함으로써 대국민 이해와 신뢰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산업부는 정책과제를 차질없이 추진해 2030년대 중반까지 세계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하고 국내 원전해체산업을 세계시장 상위 5위권 수준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원전해체연구소를 해체산업 육성의 구심점으로 활용해 원전기업의 일감을 창출하고 원전 주변 지역의 경제활력 제고를 지원하는 한편, 국내 원전의 안전한 해체뿐만 아니라 글로벌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시장을 선점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