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미세먼지 저감 위해 국내 할 일 먼저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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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19-04-1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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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일 전경련회관 '미세먼지 현황과 국제공조 방안 세미나'서 기조연설

  • "지금 중요한 것은 성과 없는 책임공방이 아닌 문제 해결 위한 상호협력"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이 16일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국가기구'(이하 미세먼지 범국가기구)의 위원장으로 재임 중 중국과 서로 비난의 공을 주고받기만 하는 소위 '블레임게임'(blame game)을 하지 않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반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미세먼지 현황과 국제공조 방안 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주변 국가들과 진지한 대화를 시작하기 위해 우리도 최상의 해결방안을 만들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반 위원장은 지난달 21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한 뒤 정부가 제안한 미세먼지 범국가기구 위원장직을 수락했다.

반 위원장은 "저는 이달 초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자들과 만나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양국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면서 "시 주석은 우리나라가 미세먼지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는 걸 잘 알고 있다. 양국 경험을 공유하고, 문제를 함께 해결하자는 데에 뜻을 같이 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국내적으로 해야 할 저감 노력을 충실히 이행할 때 주변국에게도 내실있는 협력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이 최근 노력을 많이 해온 만큼 우리도 우리가 할 일을 먼저 하고 요구할 것을 요구하는 방식은 어떤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무 성과도 없는 책임공방이 아니라 문제의 실질적 해결을 위한 상호협력"이라고 지적했다.

반 위원장은 또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적인 노력과 주변국가와의 공조를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저는 곧 출범할 범국가기구 책임자로서 국내적 요인에 대해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각계 목소리를 담아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나가는 한편, 국외적 요인에 대해 과학적인 근거를 꼼꼼히 챙기며 외교적으로 풀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반 위원장은 "유엔사무총장 재직 시절, 수많은 나라의 이해가 상충하거나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의견이 맞지 않는 등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힘든 상황에 자주 직면해왔다"며 "이런 경우 사무총장으로서 인내심을 갖고 끝없이 소통해 상충하는 이해관계를 절충했다. 이 과정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하고 국제적 인맥을 총동원해 국내외를 아우르는 합의를 도출하는 데에 모든 힘을 다 기울이겠다"고 힘줘 말했다.

더불어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국가기구는 정부와 산업부, 학계, 시민사회 등 각계각층의 참여 아래 미세먼지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방안과 이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할 계획"이라며 "이와 함께 미세먼지가 국제적인 문제인 만큼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북아시아 지역 국가들과 협력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아울러 "약 500여 명으로 구성된 '국민정책참여단'(가칭)을 운영해 논의 과정에서 국민들의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며 "미세먼지에 대한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논의를 지원하기 위해 국내외 석·박사 인재들로 구성된 별도 자문단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반 위원장은 "지금부터 우리는 미세먼지와의 전쟁이라는 쉽지 않은 여정을 시작한다. 미세먼지는 이념도 정파도 국경도 없다"면서 "정치권의 초당적인 협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우리 앞에 놓인 도전이 쉽지 않지만 저는 여전히 희망적이다. 하나의 큰 목표가 생기면 모두 단결해서 이루고야 마는 우리 국민의 저력을 믿기 때문"이라며 ""미세먼지도 결국 사람이 만든 문제다. 온 국민이 힘 모으면 하지 못할 일 없다"고 끝맺었다.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이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미세먼지 국제공조 방안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박경은 기자, kyungeun0411@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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