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격화' 리비아서 공관원 철수…외교부 "교민 4명, 체류 고집"

통합정부와 동부 군벌 간 내전으로 리비아의 치안 상황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수도 트리폴리에 있는 한국공관에서 근무하던 공관원 전원이 튀니지로 철수하게 됐다. 

외교부는 12일 "최성수 주리비아대사를 포함한 리비아 현지 한국 공관원 전원은 이날(현지시간) 오전 2시 튀니지 수도 튀니스에 있는 임시사무소로 철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주리비아 한국대사관은 지난 2015년 4월 리비아 민병대 간 교전이 발발했을 때 튀니지로 공관을 옮겼다가, 상황이 잠잠해지자 올해 초부터 한국 기업의 진출여건 점검 등을 위해 트리폴리에 임시 공관을 만들고 2∼3명을 상주토록 해왔다.

그러나 한국 국민 4명은 여전히 리비아에 머물고 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생계 유지 등을 이유로 체류를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주리비아 대사관이 체류 국민들에게 공관원 철수 계획을 알리고, 동반 철수를 권고했으나 4명 모두 철수 의사가 없다는 것을 최종적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리비아를 여행금지국가로 지정하고, 여러 차례 철수를 권고했음에도 리비아를 떠나지 않는 교민 4명의 여권을 무효화 조치했으며, 이달 초 이들을 여권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주리비아대사관은 잔류 교민을 보호하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한편, 외교부는 지난해 7월 6일 리비아 서부 지역에서 발생한 한국민 피랍사건 해결 등을 위해 리비아 측과 수시로 접촉하고, 리비아로의 대사관 직원 복귀는 현지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한다는 계획이다.

이 당국자는 "피랍된 우리 국민의 안전에 대해서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수시로 확인하고 있으며 무사 귀환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부 군벌 칼리파 하프타르의 리비아국민군(LNA)을 격퇴하고 수도 트리폴리의 구 공항을 다시 장악한 리비아 통합정부(GNA) 군 차량이 지난 8일(현지시간) 활주로로 들어서고 있다.[트리폴리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