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오성홍기, 블랙홀 사진 저작권 주인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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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19-04-12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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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사진제공업체, 오성홍기 사진 무단판매

  • 인류 역사상 최초 블랙홀 사진도 자사 로고로 버젓이 게재

  • 논란 확산에 홈페이지 폐쇄

중국 대표 사진제공업체가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최근 중국 국기와 국가 휘장 사진을 당국의 허락 없이 판매하고, 인류 역사 최초로 공개된 블랙홀 사진에 로고를 박아 사용했다는 이유에서다. 

12일 중국 봉황과기(鳳凰科技), 펑파이신문(澎湃新聞) 등 중국 현지 언론들은 중국 유명 사진제공업체인 '시각중국(視覺中國)'이 중국 국기와 국가 휘장이 포함된 사진을 판매했다가 중국 정부의 경고와 제재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시각중국은 세계 최대 사진제공업체인 게티이미지의 파트너사로 사진과 동영상을 제공하는 13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톈진(天津)시 인터넷판공실은 "누리꾼 제보로 시각중국이 문제의 사진을 판매한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즉각 시각중국에 위반행위를 중단하고, 위반사항을 전면 개정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조사 결과 시각중국은 중국 인터넷 안전법과 인터넷 서비스 관리법을 위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톈진시 인터넷판공실은 중국 국기와 휘장 사진 여러 장에 유해한 정보가 포함된 정황을 확인했다면서 해당 사진은 이미 인터넷상에 많이 유포됐다고 밝혔다. 

다만 톈진시 인터넷판공실은 시각중국이 어떤 사항을 위반했고, 처벌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시각중국은 톈진시 인터넷판공실의 시정명령이 나오자마자 공식 웨이보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위반사항을 개정할 때까지 홈페이지 운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시각중국 측은 "톈진시 인터넷판공실과 많은 누리꾼의 지적을 겸허히 수용한다"며 "홈페이지를 전면 개정하겠다"고 사과했다. 
 

[사진=한국천문연구원]

또 시각중국이 다른 기관의 사진을 무단 사용해 게재한 사실도 폭로됐다. 시각중국은 국제블랙홀연구협력집단인 ‘사건지평선망원경(EHT)' 연구진이 공개한 블랙홀 사진을 자사 홈페이지에 올려 상업용으로 이용할 시 저작권법에 위반된다고 게재해 논란에 휩싸인 것.

앞서 지난 10일 EHT는 전파망원경 8개를 연결해 초대질량 블랙홀을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며 블랙홀 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블랙홀은 지구에서 5500만 광년 거리에 있는 처녀자리 은하단에 속하며, 질량이 태양의 65억 배, 지름은 160억㎞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랙홀 사진이 공개된 이튿날 시각중국은 홈페이지에 해당 사진을 게재했고, 사진 하단에 '유럽남방천문대(ESO)가 제공한 사진입니다. 사진을 임의적으로 편집하거나 무단 도용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사용할 시 ESO와 시각중국 출처를 밝혀야 하며, 상업용으로 이용해선 안 됩니다'며 기재해놨다. 그러면서 사진에는 '시각중국'이라는 로고를 떡하니 새겨놓았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중국 누리꾼들은 '인류 최초 블랙홀 사진을 시각중국에서 저작권을 가져간 것이냐'며 비꼬았다. 저작권은 유럽남방천문대에 있는데, 사진에 시각중국이라는 로고를 새긴 것 자체가 저작권법을 위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쏟아져 나왔다. 

시각중국은 이에 대해서는 아무런 해명하지 않았으며, 현재 시각중국의 홈페이지는 접속이 차단된 상태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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