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은 옳은 길 가고있나?…2021년까지 동결전망 속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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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기자
입력 2019-04-12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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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료들 "현재 금리수준 적절해" 강조

  • 트럼프 정부 경제회복 위해 인하 요구

  • IMF"금융불안 심해지면 올려야할 수도"


"지금이 딱 좋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관료들이 현재 통화정책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을 비롯해 뉴욕,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등은 1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경제가 여전히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금리동결 정책에 대한 지지를 분명히 했다. 정부의 금리인하 요구가 노골화하는 가운데, 흔들리지 않고 제 갈길을 갈 것이라는 의지의 표시다. 

◆연준 관료들 "통화정책 적절"···美 행정부 "경제회복 위해선 인하해야" 

국제통화기금(IMF) 춘계회의에 참석한 클라리다 부의장은 이날 "우리는 지금 어느 방향으로도 움직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라고 밝혔다. 다만 미국 경제가 지난해보다는 다소 둔화할 것이라며서 인내심을 가지고 경제데이터를 면밀히 지켜볼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고 CNBC는 전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역시 미국 경제가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줄었다고 평가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뉴욕에서 가진 강연에서 "연준의 통화정책은 단기 금리적 측면에서 매우 적절하다"면서 "대차대조표 축소도 곧 종료되는 만큼 현재 통화정책이 제대로 가고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금융 안정성과 인플레이션 과열에 대한 우려도 없다. 때문에 좀더 인내심을 가질 수 있으며, 만약에 경제상황이 바뀐다면 변화를 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역시 연준의 정책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블러드 총재는 장기간 연준의 금리 인상을 반대했었던 인물이다. 불러드 총재는 연준의 '정상화 전략'은 종료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준은 경제상황에 따라 다음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FOMC는 향후 정책 변화는 경제지표에 대한 대응일 뿐, 지금까지 진행되어온 정상화 전략의 일환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블러드 총재는 인플레이션 수치가 연준의 목표치에 못 밑돌 수 있다면서 채권시장이 향후 경제에 대해 부정적 신호를 보이고 있는 만큼 경제확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FOMC가 더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준 관리들의 잇따른 금리동결 지지 발언은 정부의 노골적 금리인하 요구에 반기를 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경제성장을 위해 연준이 금리인하를 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주장했다. 여기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까지 가세해 연준에 압력을 넣었다. 

그러나 클라리다 부의장은 11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의 결정에는 정치적 고려가 들어올 틈이 없다고 자신들은 맡겨진 일을 할 뿐이다"라며 선을 그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코노미스트 63명에 대한 설문조사를 인용해 연준이 2021년 말까지도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11일 보도했다.

지난 3월 설문조사 상당수의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금리가 한 차례 인상될 것이라고 답했었지만 3월 회의 이후 전망이 바뀌었다. 회의에서 연준은 내년 한 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했지만 이번 설문조사에 참여한 이코노미스트들은 무역갈등과 경기둔화 등의 이유로 인상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했다. 이번 설문에 참여한 이코노미스트 71%가 "현재 경제 성장이 예상을 하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부채급증 등 불안정한 금융이 위험변수"…"물가 낮아도 금리 올려야할 수도" 

미국 정부에서는 금리인하에 대한 요구가 이어지고 있는 반면 연준이 낮은 물가에도 금리를 올려야 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IMF의 토비아스 아드리언 통화자본시장 국장은 11일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금융안정성을 지키기 위해 연준이 어쩔 수 없이 긴축정책을 취해야 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아드리언 국장은 미국 연준의 긴축금융 정책이 시행된 기간은 "너무 짧았다"고 지적했다. 금리정상화를 통해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간이 충분치 않았다는 것이 것이다.
 
아드리언 국장이 참여한 최근 IMF 보고서 역시 중기적으로 금융불안의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금리인상 등으로) 긴축 정책이 한동안 이어졌지만 글로벌 금융상황은 여전히 완화적인 상황"이라며 "금융 불안은 계속 쌓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미국의 금융불안 위험에 대한 경고는 이어지고 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경제고문은 연준의 완화정책이 투자자들을 위험투자 성향을 키워 시장의 안정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IMF 보고서 역시 미국 기업의 부채와 비은행영역의 중개 대출 등 급증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만약 금융불안정성이 위험한 수준까지 이르면 연준은 금리인상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는 게 아드리언 국장의 지적이다. 

다만 아드리언 국장은 금융 불안을 줄이기 위해서는 금리가 아니라 '거시적건전성 정책'을 써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거시적건전성 정책이란 중앙은행이 금융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위험상황을 식별하고 이를 위한 규제나 대응장치를 마련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거시적건전성 수단이 없을 경우라면 통화정책을 대안으로 고려해볼만 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드리언 IMF는 연준의 인내심 정책이 시장을 혼란에서 구해냈다면서 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정책은 인플레이션이 높지 않았고, 금융시장의 불안정이 크지 않은 상황이에 가능했다고 지적했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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