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화웨이 수용하나 적극 대응할 것"...트럼프 '태세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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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19-04-03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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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전문가 "미국, 中 전략적 경쟁자 인식한 듯"

미국이 중국 최대 통신기술업체 화웨이(華為)의 '위세'에 한 발짝 물러서는 모양새다. 미래에 혹시나 도래할지 모르는 '화웨이 시대'에 따른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기 시작한 것. 

2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워싱턴 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국가 안보 당국자들은 화웨이가 주도하는 5G(5세대) 이동통신 시대를 대비해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본격 나섰다.

WP에 따르면 미국은 "이미 많은 국가가 가성비가 좋은 화웨이의 장비를 사용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중국 업체들의 장비에 의존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WP는 미국이 국가 안보 위협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 시스템 암호화는 물론, 네트워크 장비·핵심 시스템에 대한 규정을 강화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의 해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 밖에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통신장비업체들이 미국과 다른 서방국가에서 정보 당국에 협조하도록 하는 관련 법규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미국이 그동안 화웨이가 가지고 있는 잠재적 위협을 파악해야 한다며 동맹국에 '화웨이 보이콧'을 요구해 왔던 것과 비교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최근 국가 보안과 안보 위험성 등 이유로 화웨이 장비에 대한 정부 조달을 금지하고, 영국·호주·뉴질랜드 등 동맹국에 화웨이 장비 사용 자제를 압박해왔다. 하지만 화웨이를 고립시키려던 미국은 되레 외로운 처지가 됐다. 수세에 몰리는 듯 했던 화웨이에 대해 일부 국가들이 지지 입장을 표명하면서 반화웨이 동맹에 틈이 생긴 것이다. 

사실 세계 각국에서 미국의 화웨이 보이콧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5G 때문이다. 5G는 초저지연성, 초연결성으로 가상현실(VR), 자율주행, 사물인터넷(IoT) 등의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근간 기술이다. 5G를 구축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드는데, 유럽은 미국과의 외교를 포기하고 미래 발전을 위해 가성비가 좋은 화웨이를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무선 네트워크 업체들의 중국 통신장비 사용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자 미국 내에서도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는 현지 농촌업계들의 반발이 일었다. 
 

[사진=EPA·연합뉴스]

미국은 예상과 달리 '화웨이 때리기'가 실패로 돌아갈 확률이 높아지자 곧바로 태도 전환에 나선 듯 보인다. 

스콧 케네디 국제전략연구소(CSIS) 전문가는 미국 정부가 글로벌 IT 시장에서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인식하는 동시에 화웨이를 선두주자로 인정한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미 많은 국가들이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으며 화웨이가 5G 시장 선점에 주력하는 만큼, 화웨이를 글로벌 시장에서 고립시키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이와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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