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상가 이상한 투자설명회…"계약금으로 초단타하면 고수익 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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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19-04-02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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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픈채팅방서 투자자 모아 "청약 당첨시, 병원장·은행장 등 자산가에게 바로 전매 보장"

  • "계약금 5천만원 있으면 정해준 호실에 청약만 넣어라"

  • 업계 "중개 수수료 노린 피 작업…상가 후분양제 무용지물"


“병원장, 은행장, 연예인 등 자산가들의 관심이 엄청나요. 돈이 있다고 계약이 되는 게 아니거든요. 청약금을 넣고 추첨을 해야 해요. 당첨된 사람만 계약을 할 수 있단 말이에요. 초단타 투자자(청약)와 실수요자 간 사전 매칭을 해서 원하는 상가에 집중 청약을 해요." 

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사역 멀버리힐스 모델하우스와 인근 건물에서는 이상한 설명회가 열렸다. 해당 건물의 상가는 공개 추첨으로,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전매제한도 없다. 또 호실지정 청약이 가능해, 계약금만 있으면 원하는 호실에 청약을 넣을 수 있다.

설명회 주최 측은 초단타·중투·실투로 투자플랜을 나누고, 계약금만 있는 사람들은 초단타 투자를 하라고 권유했다.  설명회 관계자는 “다수 자산가들이 원하는 호실을 파악하고 있다”며 “실제 상가 투자를 하려는 사람들이나 전매를 하려는 사람들이 청약에 당첨되지 못할 수 있어, 초단타 투자자들이 필요하다. 정해준 호실에 청약만 넣으면 된다”고 말했다. 

예컨대 101호를 원하는 자산가를 모은 뒤, 101호에 청약을 넣은 초단타 투자자가 당첨될 경우 자산가들에게 분양권을 팔 수 있도록 중개한다는 설명이다. 청약 계약금은 적게는 5000만원, 많게는 2억까지 필요하다. 양도세도 피할 수 있다는 식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수익률이 엄청 세요. 천 넣고 천 버는 것이죠."라고 말했다.


 


 


해당 중개인들은 카카오톡 오픈채팅을 통해서 단타족들을 모집하고 있다. “경쟁률이 높은 유망한 사업지 물건의 경우, 실투자들이 떨어질 것을 대비해 희망 호실에 당첨되면 넘겨줄 수 있는 초단타 그룹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홍보하고 있다. 청량리 효성해링턴, 롯데캐슬L65, 등도 플랜 예정지라고 소개한다.

최근 주택시장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상가 등 수익성 부동산에 대해 편법 투자를 권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투자는 매우 위험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한 상가투자 전문가는 “중개 수수료를 노린 업자들이 피(프리미엄) 작업에 나선 것"이라며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에 청약을 대거 넣도록 한 뒤, 낙첨된 사람들의 연락처를 확보해 피를 붙여서 파는 식이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거둘 수 있는 수익률이 뻥튀기 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계약금만 갖고 뛰어들었다가는 손해를 입을 수 있다. 또 막판에 산 사람이 폭탄을 안는 부작용도 낳을 수 있다. 위례신도시에 이런 식으로 물려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상가 편법 분양을 막기 위해 도입된 상가 후분양제가 무용지물이다”며 “업계에선 사전청약이라는 명분으로 사실상 선분양이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선분양의 경우 시행사가 부도나거나 계약금이 유용됐을 때, 정식 계약서를 받지 못한 투자자들은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또 청약권 전매를 거치면서 발생한 소득도 과세 대상인데 편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행사인 하나자산신탁 관계자는 “중개인들이 마케팅을 위해 어떤 얘기를 했는지는 알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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