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인사이트] 항공사 알짜 노선, LCC에도 공정 배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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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한국공정여행업협회 협회장
입력 2019-04-02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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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한국공정여행업협회 회장 [사진=한국공정여행업협회 제공]
 

'별이 쏟아지는 해변으로 가요.'

1960년대 한국의 비틀스라고 불렸던 국민 밴드 '키보이스'의 대표곡 '해변으로 가요'의 한 소절이다. 이후 후배 가수들이 동명 곡을 리메이크해 인기를 끌며 요즘 세대도 귀에 익은 말이다. 다만 그 의미를 이해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빛 공해와 대기오염 등으로 별이 쏟아진다는 표현의 밤하늘을 볼 수 없게 된 지 오래됐기 때문이다.

뜬금없이 웬 밤하늘 타령이냐고 하겠지만, 최근 서울 인천-몽골 울란바토르 노선의 대한항공 독점 운항이 깨지면서 이 같은 밤하늘을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 몽골은 세계 3대 별자리 관측지로 일컬어질 정도로 밤하늘이 아름다운 국가다. 울란바토르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말 그대로 별이 쏟아지는 하늘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곳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5일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열어 기존 대한항공이 독점 중이던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의 운수권 3회(833석)를 아시아나항공에 배분했다. 항공편 경쟁을 통한 운임인하와 서비스품질 개선을 위한 것으로 지난 1월 1개국 1항공사 체제를 1개국 2항공사 체제로 바꾸는 것에 합의한 한-몽골 항공회담에 따른 것이다.

대한항공이 1991년 한·몽 항공협정이 체결된 후 국내에서 독점적으로 운영한 지 무려 28년 만이다.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은 독점의 폐해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독점으로 운영되다 보니 항공권 가격이 지나치게 높고, 좌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실제 인천-울란바토르 항공권은 성수기에 100만원에 육박하는데 이는 비행시간(3시30분)이 유사한 다른 노선에 비해 두 배 이상 비싸다. 과거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항공과 몽골 미아트항공이 함께 경쟁사 진입을 막기로 합의한 2005년 10월부터 지속적으로 몽골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시정명령을 하기도 했다.

이번 결정으로 향후 몽골로 가는 하늘길이 더 저렴하고, 다양하지면서 이 지역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온라인 여행사 트립닷컴이 지난달 21일부터 한 달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몽골 항공권 검색량이 전년 동기 대비 133% 증가했다. 높은 가격 등으로 인한 몽골 여행에 대한 심리적 거리가 좁혀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의 대한항공 독점은 깨졌지만, 결국 아시아나항공 등 고비용항공사(FSC)만의 노선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부분 노선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권 가격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다는 점을 봤을 때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에서 과연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있을지 의문이다.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을 두고 경쟁을 벌이던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의 저비용항공사(LCC) 중 한 곳이 선정돼 시장의 혁신을 기대했기 때문에 아쉬움이 더 크다. 2016년부터 부산-울란바토르 노선을 운항 중인 LCC 에어부산의 이 구간 항공권은 대한항공의 서울-울란바토르 노선의 가격보다 최대 50% 저렴하다. 비행시간이 30분이나 더 길지만 가격은 훨씬 싼 것이다.

이미 결정된 일을 번복할 수는 없다. 다만 그 목적에 맞게 향후 서울-울란바토르 간 항공권이 소비자가 이해할 만한 수준으로 낮아질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정부가 이번 결정에 따른 시장 변화를 향후 결정에도 반영해야 항공업계 생태계가 더욱 건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기존 사업자들의 독점한 수익 노선이 여타 항공사에 배분될 때에도 울란바토르-서울 노선의 향후 결과를 고려해야 한다. 국토부는 현재 1개 항공사가 독점적으로 운항하는 중국, 러시아 등 50여개의 독점노선을 중심으로 5년마다 주기적으로 종합평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들 지역에 대한 공정성 여부도 정확히 따져 항공업계의 생태계가 건강해지고 소비자가 득이 되는 결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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