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아ㆍ태 금융포럼 다시 보기] 금융위기 때보다 나빠진 '부채비율'

이민지 기자입력 : 2019-04-01 21:16

2019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 [자료=IHS Markit]


금융위기를 또다시 걱정해야 할 만큼 전 세계적으로 빚이 늘었다. 나라마다 경기를 살리겠다고 부채에만 기대왔다. 경기는 그만큼 좋아지지 않았고, 건전성은 10년 전 세계를 악몽에 빠뜨린 금융위기 무렵보다 나빠졌다.

◆금융위기 때보다 40% 늘어난 빚

1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전 세계 부채는 2018년 3분기까지 약 10년 만에 40% 넘게 늘었다. 금융위기를 직접 겪었던 선진국은 같은 기간 1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비해 신흥국은 146% 늘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을 보면 신흥국이 낮지만, 증가세는 더 가파르다. 신흥국은 131%에서 176%로 45%포인트 뛰었다. 선진국은 259%에서 271%로 12%포인트 높아졌다.

미국 4대 투자은행이었던 리먼브러더스는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사라졌다. 낮은 금리만 믿고 주택을 마구잡이로 사들였지만, 금리 인상과 부동산 가격 하락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당시 사태는 도미노처럼 전 세계적인 동반 부실을 낳았다. 빚이 일으킨 금융위기를 잡느라 세계 각국이 다시 빚을 늘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꺼낸 카드는 구제금융과 양적완화였다. 양적완화는 기준금리를 바탕으로 삼는 전통적인 통화정책이 아니라 직접 돈을 발행하는 비상 통화정책이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과 일본도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펴면서 뒤따랐다. 금리를 크게 떨어뜨리고 채권을 사들여 돈을 풀었다.
 

[자료=포스코경영연구원]


◆기업이 빌린 돈 '중국이 미국 2배'

세계적인 컨설팅업체인 맥킨지는 얼마 전 금융위기 이후 10년을 진단하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 보고서는 전 세계적으로 늘어난 부채와 그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보고서는 "모든 문제는 부채로 시작됐다"며 "신흥국 기업 부채와 중국 부채는 세계 경제에 새로운 위협"이라고 진단했다.

신흥국 GDP 가운데 기업 부채가 차지하는 비율은 2009년 68%에서 2018년 92%까지 뛰었다. 저금리와 외화대출에 기대 너도나도 빚을 늘린 것이다.

가장 위험한 신흥국으로는 중국이 꼽힌다. 국제금융협회(IIF) 자료를 보면 중국 총부채는 2018년 3분기 GDP 대비 300%를 넘어섰다.

기업 부채비율도 마찬가지로 중국이 신흥국 가운데 가장 높다. GDP 대비 기업 부채가 160%에 육박하고 있다. 일본이 버블 붕괴로 고전하기 시작한 1990년대 초반(140%)보다도 심각한 수준이다.

이에 비해 미국 기업 부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74%밖에 안 된다. 이 비율만 보아도 중국이 미국보다 2배 이상 높다. 신흥국 평균치도 아직 97%로 100%를 밑돌고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은 중국 지방정부와 부동산기업, 가계부문 연쇄부도를 경고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길어지면서 실물경제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지방정부가 가장 큰 문제다. 숨겨진 빚이 많아 부채 규모를 파악하기가 어렵다. 미국 S&P는 통계에 잡히지 않는 이런 부채액을 30조~40조 위안(2017년)으로 추산했다.

사동철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에 나서고 있지만, 도리어 부채 위험을 키우는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돈 풀어도 안 잡히는 경기둔화

미국 연준은 2018년에만 4차례 올렸던 기준금리를 올해에는 그대로 둘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오는 9월 양적긴축(보유자산 축소)도 끝내기로 했다. 긴축정책을 펼 근거가 됐던 경기 회복세가 꺾여서다. 도리어 기준금리를 낮추고 양적완화를 하라는 의견이 많아졌다.

중국은 얼마 전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6.0~6.5%로 제시했다. 이처럼 목표치를 범위로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얘기다.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연준이 금리를 0.5%포인트 내려야 한다"며 "유로화 지역은 사실상 침체에 빠졌고, 중국은 우리와 무역협상을 하면서 매우 연약해졌다"고 평가했다.

양적완화로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 대니얼 세벌 미국 링컨대 교수는 "양적완화로 생길 수 있는 금융시장 왜곡을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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