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난 투자나침반⑤<끝>] 김학균 신영증권 센터장 "완벽한 예측은 없다. 실수를 복기하는 게 리서치의 핵심"

  • "지배구조 개선·반도체 사이클 맞물리며 지수 견인"

  • 코스닥 유동성 파티 경계…체질 개선 없는 상승은 신기루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신영증권 본사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송하준 기자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신영증권 본사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송하준 기자]

매년 12월 말이면 여의도 증권가에서 화제가 되는 리포트가 나온다. 신영증권 리서치센터가 2022년부터 발간하는 '나의 실수' 보고서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과 소속 애널리스트들은 이 보고서에 한 해 동안 빗나간 예측, 리서치 오류 등을 담는다. 일종의 '자기 반성문'이다. 지난해 말 보고서에는 "강세장을 전망했지만 코스피 4000포인트(p)는 생각도 못했다"고 썼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을 지난 9일 만나 '투자 나침반'인 리포트의 질을 높일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실수 줄이며 예측 정확도를 높여야"
김 센터장은  "예측이 빗나가는 것보다 더 위험한 것은 냉정한 피드백 없이 만들어지는 리포트가 '고장난 투자 나침반'이 되어 시장을 오도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투자에는 본질적으로 실수가 내재돼 있다"고 강조했다. 완벽한 예측이란 존재하지 않기에 실수를 인정하고 이를 줄여나가는 복기 과정 자체가 리서치의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그래서일까. 김 센터장은 올해 코스피 지수 전망에 대해서도 신중론을 폈다. 그는 "코스피가 2000에서 5000까지 이렇게 빨리 오를 줄은 몰랐지만 시장은 늘 전고점을 넘어서는 복원력을 보여왔다"며 "2007년에 처음 2000을 기록한 후 금융위기를 겪었지만 2021년에 회복했고, 그 고점은 다시 2025년에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0에서 5000으로 가는 흐름을 몰랐던 사람이 6000, 7000을 맞히겠다고 나서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수의 높이보다 중요한 건 그 수치를 지탱하는 '투자자의 신뢰'라고도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신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오천피도 오래가지 못한다"며 "주식이 대안 자산으로 신뢰를 얻으면 부동산 쏠림도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수는 승자의 기록"...지수투자가 합리적
투자 방식과 관련해서는 개별 종목보다 지수 투자가 낫다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코스피 지수의 본질을 '승자의 기록'이라 정의했다. (코스피) 지수는 우량한 기업이 끊임없이 편입되고 부실한 기업이 도태되는 과정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그는 "지수 투자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며, 시장 성장과 함께 모두가 승자가 될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최근 개인투자자들이 개별 종목에 집중하는 현상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김 센터장은 "개별 주식 투자는 시장 평균을 이겨야 하는 고독한 싸움이다. 본능에 따른 매매는 고점 매수와 저점 매도의 반복으로 이어진다"며 "시간 위에서 기업 성장과 배당을 누리는 코스피 지수 투자가 훨씬 합리적인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상법 개정 등 제도+문화 맞물리면 진정한 선진증시"
김 센터장은 지난해 증시 강세의 배경으로 지배구조 개선과 반도체 사이클을 꼽았다. 그는 "1차, 2차 상법 개정으로 경영 투명성이 높아지면서 투자 신뢰가 회복됐고 여기에 반도체 업황 회복이 맞물리면서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며 "올해도 이런 구조적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피의 순항과 달리 코스닥을 바라보는 시선은 냉철했다. 넘치는 유동성이 코스닥 지수를 3000선 위로 끌어올릴 수는 있겠지만 기초체력이 결여된 상승은 단기 과열에 그칠 수 있다는 진단이다. 그는 "부실 기업의 과감한 퇴출과 상장 심사 강화 등 시장 전반의 체질 개선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유동성 장세가 끝나는 순간 지수는 다시 신기루처럼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센터장은 한국 증시의 숙제를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완전한 해소라고 짚었다. 그는 "'주주가 맡긴 돈은 결코 공돈이 아니다'라는 인식이 경영진에게 뿌리내려야 한다"며 "(상법 개정이란) 제도와 문화가 맞물릴 때 비로소 한국 증시는 '오천피'를 넘어 진정한 선진 시장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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