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靑 대변인, '부동산 투기 의혹' 하루 만에 사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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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19-03-29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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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9일 전격 사퇴 발표..."아내가 상의 없이 내린 결정"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재개발구역 복합건물 매입으로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진 지 하루만에 자진 사퇴했다.

김 대변인은 29일 청와대 출입 기자단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막상 떠나려고 하니 청와대 출입기자들의 얼굴이 맨 먼저 떠오른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앞서 김 대변인은 지난 28일 정기 공직자 재산변동 사항 신고 내역으로 지난해 7월 서울 동작구 흑석동 재개발구역에 있는 2층짜리 복합건물을 25억7000만원에 구입한 사실이 알려지며 '고가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휘말렸다.

김 대변인은 이같은 건물 매입 논란에 대해 "너무 구차한 변명이어서 하지 않으려 했지만 떠나는 마당이니 털어놓고 가겠다"면서 "'네, 몰랐습니다' 아내가 저와 상의하지 않고 내린 결정이었다"고 했다.

이어 "제가 알았을 때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지경이었다"며 건물계약 사실을 미리 알지 못했음을 밝혔다.

아울러 "이 또한 다 제 탓"이라며 "내 집 마련에 대한 남편의 무능과 게으름, 그리고 집 살 절호의 기회에 매번 반복되는 ‘결정 장애’에 아내가 질려있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은 "보도를 보니 25억원을 주고 산 제집이 35억, 40억의 가치가 있다고 하더라. 사고자 하는 사람을 소개해주시기 바란다"면서 "시세차익을 보면 크게 쏘겠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그는 "평소 브리핑 때 여러분과 농담도 주고받으면서 가볍고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얘기하고 싶었는데 그러질 못했다"며 "이렇게라도 풀고 간다"고 했다.

이어 "건승한다. 멀리서도 여러분의 기사를 관심 있게 지켜보겠다"고 부연했다.

김 대변인은 또 "돌이켜보면 저같이 '까칠한 대변인'도 세상에 없을 것"이라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얼굴을 붉히고 쏘아붙이기 일쑤였다"고 자성했다.

더불어 "걸핏하면 설전이 벌어졌다고 묘사하는 기사도 있었다"면서 "불친절을 넘어서 강퍅하기 그지없는 대변인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춘추관에 나와 있는 여러분이 싫어서는 결코 아니며 여러분 뒤에 있는 보도 책임자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보수 언론들이 만들어내는 논리에는 정면으로 반박하고 싶었다. 그렇지 않은 언론사라도 잘못된 주장에 휩쓸리지 말라고 외치고 싶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려고 했던 건 언론과 건강한 긴장 관계였지만 번번이 감정적으로 흐르고 날 선 말들이 튀어나왔다"며 "다 제 미숙함 때문이다.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생각이 다른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국내 정치적 문제는 서로 이해관계가 엇갈리기에 타협·절충이 쉽지 않다"며 "하지만 한반도 문제는 다르다. 민족의 명운이 걸려있고 우리가 사는 터전의 평화 번영과 직결돼 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하노이 회담 이후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자칫 어그러질 경우에는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겁이 난다"며 "너와 내가 따로 있을 수 없다. 내려오는 지시에 한 번만 의문을 달고, 한 번만 더 생각하고 기사를 써달라"고 당부했다.

또 "선배들은 머리가 굳어있어 생각을 바꾸기 쉽지 않다"며 "여러분은 젊지 않냐. 내일의 주인공은 여러분들"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까칠한 대변인 드림'이라는 인사로 글을 마무리했다.

한편, 김 대변인은 지난해 2월 2일 임명된 지 약 14개월 만에 전격 사퇴했다.

청와대 참모가 사회적 논란을 일으켜 중도에 하차한 것은 전병헌 전 정무수석, 김종천 전 의전비서관, 김현철 전 경제보좌관에 이어 이번이 4번째다.



 

고가 건물 매입 논란에 휩싸인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29일 오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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