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中 화웨이 때리기', 역효과 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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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19-03-2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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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反화웨이 움직임…화웨이엔 전화위복 기회"

  • 中 화웨이 1~2월 매출, 전년 동기대비 35.8% 늘어나

5세대(5G) 통신망 구축에서 화웨이를 전면 배제하려는 미국 정부 의도가 동맹국들의 비협조로 제대로 먹혀들지 않는 모양새다. 애초 미국은 화웨이를 압박해 기술패권에서 우위를 선점하려고 했지만 결국 화웨이의 브랜드 가치만 홍보해주는 꼴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왕즈민(王志民) 홍콩 주재 중국 중앙연락판공실(중련판·中聯瓣) 주임은 20일 홍콩에서 열린 한 포럼 석상에서 "나를 포함한 내 주변 친구들은 모두 화웨이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미국 정부의 반(反)화웨이 움직임이 세계 최대의 광고"라고 지적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1일 보도했다.

앞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의 장비에는 전산망에 침투해 정보를 빼돌리는 장치인 일명 백도어(back door)가 설치돼 있어 중국 정부를 위한 스파이 행위에 이용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며 독일·영국 등 동맹국에 "화웨이 장비를 쓰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일부 동맹국들이 잇따라 화웨이 장비를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고, 미국 정부의 의도와 달리 화웨이 배제 전선에 균열이 생기면서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왕 주임은 "특히 멍완저우(孟晚舟) 화웨이 부회장의 체포 사건이 화웨이라는 브랜드를 전세계에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멍 부회장은 지난해 대(對)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미국 요청에 의해 캐나다 현지에서 체포됐다가 현재 보석으로 풀려나 밴쿠버에 체류 중인 상태다. 최근 미국 행정부가 화웨이를 상대로 글로벌 압박 공세를 이어간 데 대해 화웨이는 미국 정부를 상대로 판매 제한 조치 위헌 소송을 제기하는 등 사실상 정면대응하고 있다. 

과거 일반인들은 사실 화웨이를 잘 몰랐지만 트럼프 행정부에서 화웨이 배제 움직임을 보인 게 오히려 화웨이에겐 전화위복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화웨이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화웨이와의 계약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도 늘고 있는 추세다. 

그는 “멍 부회장의 체포는 '세계 최대의 차세대 이동통신(5G) 광고'였다”며 “중국이 5G분야에서의 최고의 기술을 보유한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왕즈민(王志民) 홍콩 주재 중국 연락판공실(중련판·中聯瓣) 주임은 20일 홍콩에서 열린 양회 관련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사진=신화통신]

실제로 미국의 압박 속에서도 화웨이는 오히려 매출이 증가하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화웨이의 지난해 매출은 1085억 달러로 전년 대비 21% 늘었는데, 올 들어서도 계속 증가세를 보이는 것.

18일 중국 경제일간지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에 따르면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 창업주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 과학자 모임에서 “올해 1~2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8% 늘었다”면서 “외부 시련에도 회사 구성원들이 흔들리지 않고 단결해 노력함으로써 이같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화웨이는 미국의 압박에도 유럽과 중동, 아시아 국가들과 30건이 넘는 5G 장비 계약을 체결했으며 4만 개 이상의 5G 기지국 장비를 수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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